[CEO칼럼]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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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8퍼센트 대표
입력 2018-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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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사진=8퍼센트 제공 ]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것과 달랐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많은 투자자들이 제 열정과 꿈을 응원해줬다는 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식재료로 맛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지난해 이태원 맛집으로 유명한 퓨전 한식 주점 '심야식당'의 권주성 대표는 P2P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투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당시 그는 보증금을 지급하고 임대 계약도 해둔 상태였는데 바비큐 시설을 보강하기 위한 자금이 급하게 필요했다.

권 대표는 P2P 금융의 문을 두드렸고, 심사를 통과한 이 상품은 반나절도 안돼 3000만원의 자금을 모아 공사를 마감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에게는 이자 수익과 식사권도 제공됐다. 심야식당 투자자들은 단골 고객들이 돼 SNS 등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투자자들은 6%대의 수익률에 더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줬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와 회사 동료들도 수익과 더불어 투자의 '재미', '의미'를 중시하는 새로운 재테크 트렌드를 느꼈던 시간이었다.

심야식당뿐 아니라 수제 맥주 기업 더부스, 숙박 플랫폼 야놀자, 태양광 에너지 기업 에스파워 등 특색있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P2P 투자 상품도 꾸준히 공개되고 있다. 서울 지도를 보면 주요 상권에서 P2P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기준금리 1%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P2P 투자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8%를 통해 십시일반 투자한 자금만 1300억원에 육박하고, 평균 수익률은 다년간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수도권 2040세대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P2P 금융사들은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꼼꼼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과하는 비율은 5% 수준이다. 다만 P2P 투자는 은행 예금과 같이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 아닌 투자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다.

몇 해 전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금융 소외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포용적 디지털금융 원칙'이 제정됐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 격차로 자칫 소외되기 쉬운 계층과 함께 성장하자는 '포용적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P2P 금융은 점포 임대료와 자금 재고 비용 등을 효과적으로 절감해 그 비용을 차주에게 혜택으로 돌려준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소외받았던 개인과 소상공인을 끌어안은 셈이다.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P2P 대출은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려는 인간적인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 P2P 금융 플랫폼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경제가 대중화되면서 우버·에어비앤비처럼 자동차와 숙박까지 공유하는 서비스가 인기다. 금융 부문에서도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과 시스템을 적용한 직거래 시장이 태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형 금융기관이 자금 중개를 독점하던 시대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금융'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P2P 금융은 기존 금융기관에서 소외된 보통 사람들의 열정을 응원하고 있다. 이들의 꿈이 이뤄지고 있는 공간에서 투자 수익뿐 아니라 '맛'과 '멋'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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