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말라드 ④] 금수저의 갑질, "기업 내부적 '통제'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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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구 기자
입력 2018-04-1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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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재벌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일단 부정적이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돈과 권력'을 한 손에 쥐면서 이들에 대한 부러움를 넘어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일부 재벌가 자녀들의 갑질 행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같은 부정적 인식에 더욱 기름을 끼얹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 경영에 있어 오너가 자녀들의 자질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영능력은 물론 사회적 책임과 투명 경영에서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검증받지 않은 권력..."기업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해야"

최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경우에서 보듯 일부 재벌가 자녀의 일탈행위는 해당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반(反)기업 정서를 확산시켜 '오너리스크'에 대한 고민을 키운다.

심지어 일부 자녀의 상식 밖의 일탈 행동은 재벌 자녀 전반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재벌가 자녀의 상당수는 엄격한 경영 승계 과정을 거친다. 이들은 어렸을 적부터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더불어 글로벌 마인드를 키운다. 착실한 경영수업 과정을 통해 경영자로서의 자질도 갖춰나간다.

그런데도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는 끊이질 않는다. 선대로부터 경영 자질까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에 참여할 경우 기업 내부적으로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도 오너 일가에 대해 더 엄격한 내부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전무의 경우 '갑질'로 인해 스스로의 위기는 물론 회사에 막대한 경영상의 문제까지 초래했다. 이는 곧 인성은 물론 경영자적 자질에 있어서도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다. 때문에 일각에선 오너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권을 물려주기보다는 지분과 경영권을 분리해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경영능력과 도덕적 의무는 선택 아닌 필수"

국내 기업들은 경영 3~4세 시대가 본격 개막되고 있다. 1938년 창립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그룹을 비롯해 51주년인 현대차그룹, 65주년을 맞이한 SK그룹, 71주년의 LG그룹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대부분 100년 기업을 향해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은 대표적인 경영 3세다. 창업주에서 2세를 지나 3~4세로 공이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경영 일선에 뛰어들게 된 재벌 자녀들은 선대가 이룩한 부에 편승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성과를 이루고 싶어한다. 또한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런 그들에게 경영 능력은 물론 도덕적 의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어느 하나도 부족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재벌 자녀들에 대한 경영 능력 검증과 도덕성 요구는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곧 기업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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