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과일처럼 먹는 미니파프리카 국산화한 안철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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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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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부터 5년간 연구 끝에 ‘라온파프리카’ 개발

  • 국내소비 증대-수출길 확대…농가 소득증대 기대

안철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국산 종자 개발에 대한 농가 요구가 높아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구를 시작할 때 현실은 종자회사와 경쟁해야 됐기에 무모한 도전이기도 했다.”

우수 품종인 ‘라온파프리카’를 개발한 안철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2013년 미니 파프리카 국산화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국내 파프리카 농가는 값비싼 수입 종자를 구하기도 어렵고, 재배가 까다로웠던 상황이었다.

이마저도 고품질 미니 파프리카는 생산량이 적어 소비자가격이 높게 형성돼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증대에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안 연구사와 연구팀은 파프리카 농가의 어려움을 듣고, 수입 품종의 단점을 극복한 국산 품종 개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5년간의 연구 끝에 그는 국산 품종인 ‘라온파프리카’ 개발에 성공했다. ‘라온’은 ‘즐겁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라온파프리카는 기존 수입 품종보다 높은 생산량과 당도를 갖춘 계통과 재배가 쉬운 계통을 교배해 만들었다.

안 연구사는 “기존 수입 품종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초세가 강하고, 종자 채종 능력이 우수한 블로키 타입의 모계를 활용했다”며 “부계는 생육이 빠르고 당도가 높으면서 착과성이 뛰어난 계통으로 교배조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생산량은 70%가량 증가했고, 당도와 식감은 뛰어났다. 교배가 쉬워 종자생산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2심실에 고추형‧원뿔형‧납작형 등 색깔별로 불균일한 형태였던 기존 미니파프리카와 달리 라온파프리카는 둥근 삼각뿔 모양의 안정된 형태를 유지했다.

품질과 맛이 좋은 미니 파프리카를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경쟁자인 글로벌 종자업체도 라온파프리카와 비슷한 품종 개발에 합류했다. 안 연구사는 “외국 종자업체도 이미 라온과 비슷한 모양의 품종 개발을 서두르는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종자업체와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혜택은 농가에 돌아갔다. 파프리카는 신선농산물 단일품목으로는 수출액이 가장 크다. 일본 수출은 꾸준히 유지되고, 올해는 멕시코에 처음으로 종자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농가는 기존 미니 파프리카보다 저렴한 투입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라온파프리카 재배에 하나 둘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안 연구사는 “시작은 무모했지만, 지금은 당당히 대형마트에서 수입 종자를 밀어내고 국산 라온파프리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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