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금보다 비쌌던’ 미니파프리카 국산화…세계시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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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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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수입산 종자보다 가격 25% 낮아…생산량‧당도‧식감은 월등

  • 올해부터 재배면적 5배 확대…전국 판매-수출확대 기대

라온파프리카.[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금값보다 비싼 종자가격으로 국내 재배가 저조하던 미니 파프리카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종자가격이 하락, 향후 재배 및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기존 농가에서 국산 품종 재배에 돌입, 올해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라온파프리카’는 당도‧식감이 좋은 데다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생산량이 늘면 소비자들은 더 좋은 품질의 파프리카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게 된다.

특히 라온파프리카는 일본을 넘어 멕시코 수출길도 열려 향후 국내 신선농산물 수출을 주도하는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값보다 비쌌던 미니 파프리카··· 국산화 성공하면서 농가 숨통

미니 파프리카는 크기가 작고, 당도가 높아 운동 전후 과일처럼 생과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중남미가 원산지인 파프리카는 1993년부터 국내에 보급됐고, 미니 파프리카는 2003년 수입됐다. 그러나 이전까지 소비된 미니 파프리카 품종은 모두 수입산이다.

일반 파프리카의 경우, 최근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또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까지 겹치며 재배 농가의 어려움이 컸다.

전체 파프리카 재배면적의 30%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들은 가격하락과 소비위축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경영악화가 이어지자 미니 파프리카 등 품종으로 작목 전환을 고려하는 농가도 늘었다.

문제는 수입 미니 파프리카 품종 가격이다. 종자값만 금값의 3~4배에 달한다. 1ha 재배에 드는 종자 비용만 4000만원이 필요하다. 이마저도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종자를 마음대로 구할 수 없다.

또 초세가 약하고 고온기 착과가 잘되지 않아 재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재배 시 수량이 기존 블로키파프리카의 40%에 불과하다.

수입 미니 파프리카는 과피가 질기고, 과육이 잘 터지는 단점도 있다. 생산성과 상품성이 낮은 반면 소비자가격은 높아 소비가 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미니 파프리카 종자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교배 착과율이 낮고, 채종이 어려워 종자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국산 미니 파프리카 종자 개발 시급성을 인지하고, 정부의 GSP(Golden Seed Project)사업을 통해 2013년부터 새로운 품종 개발에 착수해 5년 만에 수입 종자의 단점을 개선한 국산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라온파프리카’는 쉬운 재배와 고품질 다수확 생산이 가능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온른쪽에서 둘째)이 안철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오른쪽 첫째)로부터 라온파프리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과즙 풍부해 식감‧당도 높은 라온파프리카··· 생산량 늘고 가격은 낮춰

라온파프리카는 과중이 55g으로 기존 수입 품종보다 80% 정도 커져 균일한 품질 생산이 가능하다. 또 기존 미니 파프리카와 비교해 생산량이 70% 이상 늘었다. ‘금값’이던 수입산과 비교해 가격이 25% 낮다.

농진청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으로 판매단가를 낮췄고, 너무 비싸 구입을 망설이던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라온파프리카는 기존 미니 파프리카와 비교해 11%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과육은 10% 이상 두꺼워 과육이 질기고 과피가 터지는 수입 품종의 단점을 보완했다. 또 과즙이 많아져 식감 개선과 저장성이 크게 향상됐다.

모양과 크기가 균일해 상품성이 뛰어나고, 당도도 10브릭스(Brix)로 일반 수박(9~10브릭스)과 견줘 손색이 없다.

저장성이 개선되며 유통 시 상품성이 유지돼 수출증대 효과도 누리고 있다. 과육이 얇고 잘 터져 유통과정에서 품질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개선돼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다. 현재 수출을 통해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교배가 쉽고 채종량이 많아 종자생산에 어려움이 없다”며 “이에 따라 종자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종자의 해외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산 자리 차지한 국산 미니 파프리카··· 내수‧수출 신시장 개척 박차

수입에 의존하던 미니 파프리카의 국산화가 성공하면서 라온파프리카는 수출효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파프리카는 지난해 기준 신선농산물 수출액 2위 품목이다.

현재 수출은 대부분 일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라온파프리카의 일본 수출액은 30만 달러다.

우수 품종인 라온파프리카 종자 수출길도 열렸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올해 미니 파프리카 3품종의 종자를 멕시코로 첫 수출했다.

멕시코 현지 시범재배를 거쳐 미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시범수출 첫 성과액은 2만 달러다.

국내 소비도 꾸준히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수도권 중심으로 판매된 라온파프리카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재배면적을 5배 늘려 전국에 판매될 예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기존 파프리카는 식자재로 사용하고, 과일처럼 생과로 소비하는 시장은 라온파프리카로 대체돼 위기에 빠진 파프리카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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