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달러 약세 막자"...홍콩 당국 7일간 10차례 개입, 금리 인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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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4-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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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페그제 기반 홍콩달러 이례적 약세에 환율 방어 총력전

  • 미국은 금리인상, 무역전쟁 위기감, 중국은 지준율 인하

  • 금리 인상할까, 의견 엇갈려..."미국 따라가야" vs "경기에 부정적"

[사진=바이두]


환율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홍콩도 분주해졌다. 연일 계속되는 약세에 일주일간 무려 10차례 시장에 개입하며 환율 방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미·중 무역전쟁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중국은 17일 깜짝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로 선제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홍콩 금융 당국의 향후 대응에도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홍콩 금융관리국이 18일 오전(현지시간) 또 다시 두 차례에 걸쳐 홍콩달러를 대거 매수했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이날 보도했다. 이날 매수 규모는 51억200만 홍콩달러(약 6942억원)다.

이는 지난 12일 홍콩달러의 달러당 환율이 7.85홍콩달러까지 치솟아 이례적인 약세를 보인 후 무려 10번째 환율 시장 개입으로 홍콩이 치열한 환율 방어전을 치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당국은 총 337억 홍콩달러를 흡수했다.

이는 이례적인 행보로 주목된다. 환율 안정을 위한 홍콩달러 매수는 지난 2005년 이래 13년만이고 규모도 역대급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로 시장 불안감도 증폭됐다. 사실 홍콩 시장은 지난 2005년 서브프라임 위기는 물론 유럽 부채위기 등 수 차례 리스크의 쓰나미를 겪어왔다. 하지만 달러당 환율이 7.85홍콩달러까지 뛴 적은 없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달러 대비 홍콩달러 환율 추이 [출처=시나재경]


홍콩은 일정 구간의 환율을 유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현재 달러당 7.75~7.85 홍콩달러가 기준이다. 7.75홍콩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에는 홍콩달러를 매도, 달러를 매수하고 7.85홍콩달러로 치솟을 경우 달러를 매도하고 홍콩달러를 매수해 수급을 조정한다.

최근의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시장 불확실성 확대의 결과로 분석됐다. 쉬야썬(许亚鑫) 중국 외환전문 평론가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꾸준히 금리를 인상하고 달러 매력이 커지면서 금리차가 벌어졌다"며 "환차익을 노리는 세력이 움직이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홍콩달러는 달러 페그제를 기반으로 해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2015년 12월 이후 미국이 6차례 금리를 인상한데 반해 홍콩은 2차례 인상에 그쳤다.  

일단 홍콩 당국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금융 당국은 12일 처음으로 환시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 안정과 자금유출에 대응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외환보유액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3월 말 기준 4430억 달러로 전달 대비는 줄었지만 월별 기준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 기준금리 또 인상할까

미국 시장의 지대한 영향을 받는 홍콩은 최근 수 개월 동안 2차례 기준금리를 높여 시장 충격 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환율 시장이 출렁대고 미국 연준이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로 당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홍콩의 기준금리는 2.00%다.

실제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 과거에는 돈이 넘쳐 문제였지만 이제는 빠져 나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핫머니가 범람했고 일부분이 홍콩으로 밀려왔다. 약 130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당국의 마지막 환시 개입은 지난 2015년의 일로 당시 환율이 7.75홍콩달러로 하한선을 거드리자 당국은 수 차례 달러를 매수하며 안정을 유도했다. 이 역시 홍콩에 돈이 넘쳐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후 홍콩 증시가 급락 후 반등하자 투자금이 밀려들면서 유동성 과잉까지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변화로 흐름이 단숨에 바뀐 것이다. 미국은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이미 한 차례 인상했다. 미국 경기의 안정과 회복세로 일각에서는 4차례 인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이 홍콩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가오쓰위안(高思遠) 이룽즈터우(易龍智投) 스트래터지스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홍콩은 멈춰 있다면 미국과 홍콩의 채권, 예금 등 수익률 격차가 커져 다수 투자기관이 차익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당국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다즈(李達志) 홍콩 금융관리국 부총재는 "이미 자본유출에 대한 준비를 마쳤고 은행업계 유동성도 풍부하다"면서 "홍콩 금리도 서서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의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며 금리 인상은 홍콩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광다(光對)증권 관계자는 "미국발 변수로 단기적인 변동성이 커졌을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리전하오(李振豪)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홍콩 지점의 스트래터지스트는 "금리를 인상하면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경기에도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당국은 중국 위안화와의 페그제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리다즈 부총재는 관련 질문에 "위안화와 관련한 입장은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리 부총재는 지난해와 올해 초 "홍콩달러와 위안화 페그를 위한 조건이 충분하지 않아 실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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