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정규직 문제 해결 진전···협력업체 직원 8000여명 정규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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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4-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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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왼쪽)과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 합의서에 서명했다.[사진=삼성 제공]


삼성이 처음으로 80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경영 방식의 혁신을 예고한 것이다.

업계 맏형인 삼성의 이같은 행보는 다른 대기업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938년 창립 이후 80년간 지켜온 삼성그룹의 무(無) 노조 경영 방침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 노사관계 대대적 변화 예고

삼성전자서비스는 17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최우수 대표이사와 나두식 지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업체 직원의 직접 고용에 합의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협력업체 직원은 서비스기사 및 콜센터 등 90여개 회사에서 8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결정으로 고용의 질 향상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은 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 SK, LG 등 다른 대기업들은 협력사를 통해 간접 고용한 근로자를 자회사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왔다.

특히 현대차는 2012년부터 사내하도급 근로자 6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3500명을 추가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협력사 직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 고용되면 고용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서비스의 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노사 관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은 창립 80년간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앞으로 이들의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고, 노사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협력사 근로자 중 약 700명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이다. 현재 삼성그룹 전체로 보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지회(삼성물산 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 노조 등 4개의 민주노조가 활동 중이다.

◆ 이재용 부회장, 협력사 챙긴다는 약속 지켜

이번 결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국민들과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삼성서비스센터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함부로 약속드리면 안 되기 때문에 (확답할 수 없지만) 제가 한번 챙겨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모든 일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저희 사업장 말고도 협력사까지도 작업환경이나 사업 환경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재계 일각에선 최근 검찰이 삼성의 노조 와해 문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대해 삼성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주장해온 노조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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