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대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추진···적자폭 확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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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4-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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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만 수백억원···적자 상태 KDB생명에 추가 부담 발생

KDB생명이 최대 4억 달러(한화 4222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도 적자를 내는 KDB생명이 수백억원의 이자 부담을 추가로 짊어져야하는 탓이다.

16일 보험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안을 의결했다. 발행 규모는 3억~4억 달러로, KDB생명이 공시한 기준환율(1055.5원)을 대입하면 한화 3167억~4222억원 수준이다.

KDB생명은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다양한 방식의 자본 확충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08.5%를 기록해 금융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했다. 향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다면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추가될 금융비용이다. KDB생명이 발행할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30년이다. 30년 동안 채권자에게 상당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KDB생명은 정확한 글로벌 신용등급이 없어 금리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해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던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의 금리 수준이 각각 3.95%와 4.475%로 결정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KDB생명의 대체적인 금리 수준을 예측해볼 수 있다. 동시에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KDB생명도 4% 이상의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최저 3억 달러(한화 3166억5000만원)의 신종자본증권만 발행한다고 해도 매년 4% 수준인 126억6600만원의 이자를 지급해야한다. 지난해 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KDB생명에 새로운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KDB생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줄어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개선한 RBC비율이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다. 몇 년 후 재무건전성 취약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백억원 금융비용 부담을 넘어서는 대대적인 턴어라운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금융비용이 늘어나면 흑자전환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며 "이익잉여금을 축적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수익성 개선방안이 실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DB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행을 통해 조달한 작자금을 재투자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자본 확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룩해 투자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면서 이차역마진 문제도 고려했던 사안"이라며 "발행 이후 큰 부담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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