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상장 밀어붙이는 아시아나항공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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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04-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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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대주주 부산시 반대에도 강행...빚더미 금호아시아나 살리기?

  • - "상장 이후 지분 매각 가능성... '제2의 대선주조 사태' 우려"

[사진=에어부산]


에어부산의 기업공개(IPO)를 두고 1, 2대 주주인 아시아나항공과 부산광역시 사이에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2008년 에어부산 창립 때부터 참여한 대표 주주인 부산시가 지역 고용과 투자 등이 불확실해질 수 있다며 상장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부산지역 주주 사이에서는 '제2의 대선주조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어부산의 상장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대주주' 부산시, 에어부산 상장에 '반대'...지역주주들도 동참 움직임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상장을 밀어붙인 결과다. 지난달 말 기준 에어부산의 주주는 총 13곳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의결권 48.93%로 최대주주다.

반면 부산시는 이번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 주주와 부산시의 의견을 들어서 합의를 한 다음에 상장을 진행되면 좋겠다"며 "모기업(금호아시아나그룹) 때문에 일단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다른 지역 주주 등이 상장 반대에 동참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부산시는 2008년 에어부산이 태동할 당시 아시아나항공측과 작성한 투자협약서를 문제로 삼고 있다. 협약서에 명기했던 투자 약속 등이 상장 이후 지켜지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박삼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호아시아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의 무리한 인수에 나섰다가 현재 빚더미에 앉은 상태다.

그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만 해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만 약 2조182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증권가를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올 하반기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부산 지배구조 및 지난해 실적 현황.[그래픽=임이슬 기자]


◆에어부산, '제2의 대선주조 사태' 이어질까 우려 확산

일부 부산지역 주주들은 에어부산이 ‘제2의 대선주조 사태’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타내고 있다.

대선주조 사태는 최대주주였던 푸르밀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어났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2004년 대선주조를 인수했지만 2007년 사모펀드에 다시 지분을 넘기면서 부산 시민들의 민심이 돌아섰다.

이후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지면서 대선주조는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경쟁사인 무학에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현재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도 상장 이후 자금 마련을 위해 지역과 무관한 사모펀드 등에 지분 일부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이 되는 유무형 자산을 일제히 매각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도이치자산운용에 그룹의 상징인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 사옥을 매각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과거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 대우건설 빌딩을 매각하고 유동성을 확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대한통운도 인수 후 자금난에 시달려 되팔았다.

김도성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장이 되면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자금조달이 유리해진다"며 "상장사의 경우 대주주가 지분 20%만 쥐고 있어도 지배적 지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에어부산 주주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자금난을 겪으면서 이미 에어부산을 담보로 1100억원을 빌린 상황"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상장 이후에 '아웃(매각)'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업계는 에어부산의 시가총액을 현재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티웨이항공 수준인 8000억~1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46% 지분 가치는 3680억~4600억원이 된다.
 

에어부산 주주구성 현황.[자료=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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