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원화강세·무역분쟁 부담···금리인상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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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4-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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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기준금리 1.5%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4월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낮아진 분위기다. 

올해 초만 해도 연내 금리인상이 두 번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시장에 한 템포 느린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4월 기준금리 1.50% 유지···물가상승률 1.7%→1.6%로 하향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이후 5개월째 1.50%를 유지하게 됐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도 이어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와 관련해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만 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감지하기 어렵다. 과거 이 총재 발언과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대신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단초가 됐다. 한은은 2018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1월 1.7%에서 이날 1.6%로 하향 조정했다. 1분기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탓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5%였지만 올해 1월 1.0%, 2월 1.4%, 3월 1.3%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 가격 하락과 일부 공공요금 동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 총재는 "연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내수경기 회복과 유가상승의 영향 등으로 인해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장일치 금리동결···"연간 1회 인상에 그칠 것"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금통위원들의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인상 횟수와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이번에 만장일치로 금리가 동결되면서 5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통위가 5월과 7월에 열리는 만큼 금리인상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은 소폭 조정에 그쳤고 이 총재의 발언에서 하반기 물가에 대한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해 7월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에 맞춰져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은은 2018년 경제성장률을 3.0%로 유지했다. 세계경제 성장세로 인해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완화가 수출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온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속단하긴 이르지만 중국인 입국자 수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방 압력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속에서 우리 수출이 직·간접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인 만큼 그 충격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총재는 "두 나라의 무역분쟁이 무역전쟁으로까지 가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일반적이다"라면서도 "한편으로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의를 하는 단계에서는 정치적인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면적인 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해소되기에도 불안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도 부담이다. 원화 강세는 물가 상승을 둔화시키고, 금리인상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다. 최근 환율은 1050원대부터 1070원대까지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원화 강세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외환시장 개입 공개 논의가 최근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재료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당국이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공개 논의 자체가 원화강세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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