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포럼특집] 한국-베트남 무역…긴밀해지는 양국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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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4-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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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액 크게 늘면서 2020년에는 한국의 2위 수출국 도약 전망

  • 한국기업 진출 중간재 등 비중 커…내수겨냥 수출품 다양화 필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맨 왼쪽)가 23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환영만찬 행사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오른쪽 두번째), 부인 응우옌 티 히엔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가파른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의 새로운 교역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양국의 교역액은 2017년 상반기를 기준으로만 전년 대비 46.8%나 늘어났다. 지난달 베트남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뒤 양국이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약 106조6400억원)라는 공동 목표를 설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양국의 경제적 교류는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제3위 교역국으로 성장한 베트남 

지난해 한국의 대(對) 베트남 총교역액은 무려 639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7년의 72억 달러에 비해 거의 9배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수출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2007년 58억 달러를 기록했던 대 베트남 수출규모는 지난해에 무려 478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10년 만에 8배 이상 늘어난 수출량은 베트남을 한국의 3대 수출국 위치로 올려놓았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2020년이면 베트남이 한국의 2위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무역협회는 지난달 '2020년 2대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베트남'이란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2017년 중국·미국에 이어 3위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면서 "2020년에는 미국을 뛰어넘어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만 해도 한국의 수입국 중 16위를 차지했던 베트남이지만, 지난해 그 순위는 8위로 껑충 뛰었다. 

수출품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간재와 자본재이며, 소비재 수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베트남 수출 상위 5대 품목은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무선통신기기.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기타 기계류이다. 수입의 경우에는 무선통신기기, 의류, 신변잡화, 컴퓨터, 목재류가 상위 5대 품목으로 꼽힌다. 

특히 베트남 수출에 있어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베트남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 세관총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베트남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9.6%였으나 그 비중은 점차 줄어 2017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26.7%를 기록했다. 일본의 비중도 2014년에는 8.7%에 달했으나 2017년 상반기엔 7.7%로 축소됐다. 

반면 한국의 비중은 2014년 14.7%에서 2017년 상반기 기준 22.4%로 크게 늘었다. 이렇게 수출액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베트남의 대(對) 한국 무역 적자액은 같은 기간 대 중국 무역 적자액인 141억 달러를 넘어서는 1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을 꺾고 대 베트남 1위 무역흑자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수출이 이처럼 늘어나게 된 것은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진출이 활성화되면서 기계·설비를 비롯한 원부자재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삼성 공장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막대한 양의 기계·설비 및 원부자재를 비롯해 한국산 유류제품 및 섬유·의류 원부자재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 한국의 수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소비시장으로 성장하는 베트남···수출 다각화 모색해야 

낮은 임금으로 중국에 이어 생산기지로 주목받던 베트남은 최근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지난해 12월 베트남의 경제성장 요소 중 하나로 내수 확대를 꼽기도 했다.

베트남은 9600만명을 거느린 세계 15위의 인구 국가이다. 아세안(ASEAN) 회원국 가운데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이어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기대수명의 상승과 높은 출산율의 영향으로 2023년경 베트남의 인구는 1억명을 돌파하고, 2030년경에는 1억500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산층의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 주요 소비계층인 20~49세의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는 15~34세의 젊은 층이 베트남 내수 시장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소년기 및 결혼·육아기에 해당되는 연령층이 주로 소비하는 정보통신(IT)과 생활가전, 유아용품 시장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코트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2020년에는 중산층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시인구 비중도 2015년의 33.6%에서 2030년에는 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도시 유입 인구가 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상품 수요도 다양화·고급화되고 있어 최근 베트남에서는 미니마트와 편의점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베트남 제1의 경제도시로 꼽히는 호찌민의 경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5000달러 중반대에 도달했다. 일본의 소매 업체들이 베트남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아세안 역내 관세 철폐, 소비자 대출 증가 등으로 베트남 내수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을 기점으로 아세안 역내에서는 상품 관세가 모두 철폐되거나 0~5%의 저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 간 상품 교역이 한층 더 활발해지면서 베트남 내수 소비시장 역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코트라는 지난해 베트남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베트남 소비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지난해 7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6.5%에서 6.25%로 인하한 것도 소비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재정감독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주택·자동차·소비를 위한 소비자 대출 규모 역시 지난해 1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향후 소비시장 확대 추세가 계속되면서 베트남이 동남아의 새로운 소비대국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이처럼 베트남의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한국의 소비재 수출 비중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다. 현재 베트남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컴퓨터·부품 및 휴대폰·부품의 현지 조달이 가능해질 경우 한국의 수출량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 

때문에 성장하는 베트남 소비시장에 맞추어 소비재 수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하고, 올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베트남·EU FTA 활용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무역 관련 기관들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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