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이 해외출장 수행?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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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8-04-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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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보좌진, 해외 출장 수행 관례 일축

  • 인턴 고속 승진, 의원실서 판단할 문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로비성 해외 출장’ 의혹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회 보좌진의 의원 해외 출장 수행, 인턴 비서 고속 승진 등이 흔한 일인지 여부다. 아주경제는 10일 국회 보좌진들에게 이같은 의혹에 대해 물었다. 

본지가 만난 복수의 국회 보좌진들은 김 원장의 해외 출장 및 수행비서 동행은 다분히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회의원은 관련법 상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8·9급 비서 1명씩에 인턴까지 총 9명을 채용할 수 있다. 인턴 여부를 떠나 이들 보좌진이 의원의 해외 출장을 수행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은 △국회 차원 △상임위원회 차원 △의원 연구단체 차원 등 주로 ‘단체’를 통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국회 사무처 직원이나, 상임위원회 소속 직원이 수행을 하지, 의원 개인의 보좌진이 수행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영란법 시행 전에는 피감기관의 돈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이 역시 각 상임위원장에게 먼저 전달을 한 뒤 여야 짝을 지어 가는 게 대부분이다.

국회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한 보좌진은 “의원을 수행해서 해외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 보좌진은 김 원장의 경우를 겨냥해 “인턴이 해외에 가는 경우는 제가 알기로는 없다"면서 "기관에서 수행해서 가거나 국회에서 수행하도록 팀을 짜지, 의원실 직원이 수행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밝혔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해외 공관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할 때도 국회 소속 입법조사관이 수행하지, 보좌진이 함께하지는 않는다.

또다른 보좌진 역시 같은 얘기를 했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에서 2016년 9월 영국 옥시 본사를 방문했을 때 우원식 당시 특위 위원장의 보좌진 한명이 동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보좌진은 “의원실 비용이 아닌 비용으로 가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 “이런 경우는 몰래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단체로 갈 경우 로비가 어렵지만, 혼자 갈 경우 로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보좌진은 ‘수행 인턴이 정책비서였다’는 해명이나 ‘인턴의 고속 승진’ 등은 문제될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인턴은 보좌관의 지휘를 받아 업무를 보조하지만, 각 의원실 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 보좌진은 별정직으로 인사권은 의원에게 있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의원실 사정으로 인턴으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기 1년 남은 상황에서 의원실 내 결원으로 승진시켰다는 김 원장의 설명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 보좌진은 자유한국당이 ‘여성’이라는 프레임으로 김 원장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언론과 보수야당이 ‘원장과 여비서’라는 프레임으로 부적절한 시각을 유도해 국회의원 보좌진을 비하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왜 여비서라고 하며 남녀를 구분하느냐”고 지적했다. 국회 보좌진들이 익명으로 투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도 이를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정리하자면 김기식 원장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이에 의원실 직원을 대동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인턴의 고속 승진 등은 각 의원실에서 판단할 문제라는 게 국회 의원회관 실무진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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