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67)]신풍제약이 낳은 말썽쟁이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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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4-0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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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원준 사장, 생동성시험 조작·분식회계·비자금 조성 등 시끌

  • 작년 유제만 대표이사 재선임은 경영 안정화 긍정적

  • 계속되는 매출 부진 등 난제 수두룩

[사진=아주경제 DB]


1962년 설립돼 50세를 넘긴 신풍제약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12년 21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2014년 한 차례 소폭 성장한 것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56억3800만원으로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해 360억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1220억원에서 2780억원까지 성장한 휴온스와 대조적이다. 이러한 부진 한 가운데에는 신풍제약 오너 2세 장원준 사장이 자리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고(故) 창업자 장용택 회장이 2016년 사망한 후 현재는 장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장 사장은 2004년 사내이사로 취임하는 등 일찌감치 경영에 합류해 경영승계를 준비해온 바 있다. 2006년에는 지분을 양도받아 대주주로도 올라서 사실상의 경영승계를 마쳤다.

그러나 장 사장이 경영에 합류한 이후 신풍제약은 적잖은 풍파를 맞았다. 2008년 제네릭의약품(복제약) 생동성시험 조작 파문이 일었고, 2009년과 2010년에는 분식회계 혐의를 받았다. 생동성시험은 오리지널 의약품(특허의약품)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증명하는 것으로, 이를 조작하는 것은 제약사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여겨지고 있다.

분식회계 역시 기업윤리를 벗어나는 행위다. 혐의가 적발됐을 당시 신풍제약은 2009년과 2010년 실적 중 매출채권을 100억원 이상 과대계상했고, 의약품 판매대금을 리베이트에 사용한 후 이를 회계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얘기도 들어야했다. 

결국 장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2년 만인 2011년 5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실상 장 사장의 ‘말썽’은 계속됐다.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비공식적으로 사장 업무를 꾸준히 수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부터는 사업보고서에 다시 비등기이사 상근사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사이에 신풍제약은 또다시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다. 2013년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자금 150억원을 조성해 불법리베이트 등에 사용한 것이 적발됐고, 조사당국에 넘겨진 관련자 명단에 포함된 일부 의사로부터 제기된 소송에서 패배하는 등 의료계와 갈등을 빚기까지 했다.

2015년에는 의약품 생산공장에 파견근로자를 고용했다가 정부 점검을 앞두고 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법파견 논란도 일었다. 현행법상 제조업 직접생산은 파견이 금지돼있으며, 의약품은 인체 건강과 직결될 수 있어 공장 근로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더욱 요구된다. 하지만 신풍제약은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

이같은 논란 속에 신풍제약은 창업자 장 회장이 2008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후 2014년 전문경영인 유제만 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6차례에 걸쳐 경영진 변동이 발생했다. 이 불안한 경영진 이면에는 매번 장 사장이 있었다.

유제만 대표이사가 3년 임기 만료 후 지난해 재선임에 성공했다는 점은 경영진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매출액 부진은 그간 장 사장이 일으킨 온갖 ‘풍파’ 속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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