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찾아간 여가부 장관 채용비리 등 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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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4-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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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5일 서울 소재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금융권의 견고한 유리천장이 채용비리 조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승진에서의 불이익만이 아니다. 아예 은행에 발조차 디디지 못하도록 서류전형부터 여성은 불이익을 받았다.

5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만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젠더차별과 관련해) 채용과정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그 결과에 따라 적극적인 지도감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부처 장관이 금감원장을 찾아 면담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젠더차별이 전체 금융권에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데 따른 문제의식에서 이뤄진 긴급 회동이다.

금감원은 최근 하나은행이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2013년 채용과정에서 남녀 채용비율을 4:1로 미리 정했고, 여성 커트라인(서울지역)을 남성 보다 50점 가량 높이 설정해 서류전형부터 여성 지원자를 걸러냈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권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금융공공기관, 2금융 등 전체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은 손에 꼽힐 정도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예탁결제원, 캠코, 한국투자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 7곳의 임원 32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뿐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상무 이상 임원 25명 중 여성은 백미경 소비자보호본부 전무가 유일하다. 국민은행도 임원 27명 중 박정림 WM 부문 총괄 부행장만 여성이다. 우리은행도 임원 25명 중 1명이 여성이고, 신한은행은 19명의 임원 가운데 여성은 전무하다.  

2금융권도 다르지 않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의 조사에 따르면 보험·카드·증권 등 업종 59개사의 승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 940명 중 여성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2금융권 직원 10명 중 4명이 여성이지만 여성임원 비율은 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사회에 참가할 수 있는 등기 임원은 1명도 없었다.

여성 직원은 대부분 무기계약직이나 외주 등 하위 직급에 몰려 있다. 금융권에서 여성의 생존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인 셈이다.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인해 승진과 업무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이날 정 장관과의 회동에서 "금융권 대상 경영진단평가 시 고용에 있어서 젠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반드시 들여다보고 이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 관련 제보가 들어와서 조사를 할 것이다"며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 외에도 고용에 있어서 젠더차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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