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안병훈 GS리테일 부문장 “금융부터 전기車 충전까지, 편의점은 현대인의 만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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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8-04-0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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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간 경쟁은 무의미…최대 경쟁자는 2030 여성고객 잡은 H&B스토어

  • 은행업무 처리 가능한 스마트ATM, 2020년까지 5000대로 늘릴 것

  • 편의점 시장, 1인 가구·고령화 시대 맞춤형 서비스로 계속 성장 가능

안병훈 GS리테일 MD본부 생활서비스부문장이 서울 역삼동 GS타워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안병훈 GS리테일 MD본부 생활서비스부문장의 책상 한편에는 보라색 모래시계가 놓여 있었다. 분초를 다투며, 항상 시간을 정해두고 일하는 빡빡한 사람인가 했다. 그런데 그는 예상치도 못한 말을 시작했다.

“이게 1년이 지나면 사라지는 모래시계입니다. 매년 제가 특별주문해서 연초에 책상에 두고 일을 시작하죠. 새해 각오를 다지고 1년 계획을 세우는 의미도 있지만, 모래시계는 뒤집으면 시간을 벌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모래시계를 한번 뒤집으면서 ‘전세를 역전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제게 꼭 필요한 ‘잇 아이템(it item)’인 거죠.”

모래시계 하나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혜안을 가진 안병훈 부문장이라면, 유통업계 중에서도 특히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업계의 ‘혁신’을 말하기에 제격인 인물로 느껴졌다. 이후 그가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를 통해 ‘편의점의 미래’를 충분히 그려볼 수 있었다.

◆“올리브영 최대 경쟁자” 1인 가구·2030 여성고객 발길 잡아야

안병훈 부문장이 이끌고 있는 MD본부 생활서비스부문은 크게 생활잡화부문 상품과 서비스 상품의 두 가지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다. 생활잡화는 △친환경(ECO) △뷰티 △반려동물 △시니어건강 상품으로, 서비스는 △금융(스마트ATM·편의점 결제·외환 결제) △생활편의(택배·기프트카드·전용 통신요금제) △기타 차별화(사물인터넷·전기차 및 하이패스 충전) 등으로 세분화된다.

안 부문장은 이 많은 상품과 서비스 중에서 특히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그 중요성이 모두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편의점 수가 거의 4만개에 육박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GS리테일은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종합 생활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매일 다양한 부문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날로 늘어가는 1인 가구와 특히 2030 젊은 여성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부문장은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제 편의점끼리의 경쟁은 의미가 없다. 이제 우리의 최대 경쟁자는 H&B(헬스앤드뷰티) 스토어이다. 그런 점에서 올리브영이 최대 경쟁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2030 여성고객들은 H&B 스토어에서 화장품뿐만 아니라 생활편의 잡화와 간단한 식음료를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택배 서비스 중에서도 여성 특화 서비스를 발 빠르게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다. GS25는 2016년 9월 국내 최대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무인안심택배함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일박스는 365일 연중무휴로 24시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며, 주문은 물론 교환이나 반품 시에도 편리하다. 또한 스마일박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전담 콜센터도 운영돼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다.
 

안병훈 GS리테일 MD본부 생활서비스부문장이 서울 역삼동 GS타워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평범한 ATM은 거부··· ‘스마트ATM’ 업계 최다 목표

편의점이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금융서비스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촘촘하게 보유한 편의점과의 협업은 이제 필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GS25는 편의점 업계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금융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략무기’는 스마트ATM이다. 편의점에는 입출금이 모두 가능한 ATM과 출금만 가능한 CD(현금자동지급기) 두 가지가 있는데, GS25는 입출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업무가 가능한 ‘똑똑한’ ATM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안 부문장은 “지난해 말부터 신한·우리은행과 협의를 통해 GS25 ATM(CD)을 은행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은행의 365코너 서비스를 전국의 편의점이 대신하게 되면서 고객들의 편의가 획기적으로 높아졌고, 이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이 오프라인 금융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GS25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손잡고 케이뱅크 카드로 GS25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 모든 수수료가 면제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와 함께 스마트ATM 설치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ATM은 입출금은 물론 대출, 계좌 개설, 카드 발급 등 다양한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전국 GS25 점포에는 스마트ATM이 1150대 설치돼 있고, 2020년까지 5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사실상 GS25가 편의점 금융서비스의 전진기지가 되겠다는 목표다.

GS25가 업계 최초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도입한 ‘외환 결제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혁신으로 꼽힌다. 이 서비스는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달러, 엔화, 유로, 위안화까지 네 종류의 외환 지폐를 GS25 점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올림픽 기간 외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전주, 경주 등 지방의 유명 관광지 등에서 원화가 필요하지만 환전이 여의치 않은 외국인들이 24시간 운영하는 GS25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남은 거스름으로 소액 환전 효과(5만원 이하)를 누려 편리했다는 반응이다. 또 GS25는 혹시 모를 외환 위조 지폐 사고에 대비, 본사 비용으로 보험을 가입해 가맹점주의 부담을 더는 세심함을 보였다.

안 부문장은 “단 2개월 만에 준비해 일사천리로 도입한 서비스인데, 때마침 올림픽이 맞물려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면서 “향후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한국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한편 가맹점주에게도 외국인 매출을 창출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자부했다.
 

안병훈 GS리테일 MD본부 생활서비스부문장이 서울 역삼동 GS타워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심 통신요금제부터 전기차 충전도··· ‘무인키오스크’로 최저임금 인상 대비

“아직도 얘기할 게 너무 많은데, 정말 편의점에서 하는 게 많죠?”

안 부문장은 편의점의 역할은 정말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통신 요금제 가입부터 세탁, 전기차 충전까지 편의점은 그야말로 ‘만물상’인 것이다.

특히 통신 서비스의 경우, GS25가 단독으로 선보인 ‘GS25 요금제’는 U+ 통신망을 활용한 알뜰폰 요금제 중에서도 ‘슈퍼 가성비’ 요금제로 통한다. 보유하고 있던 단말기를 활용, 새로운 유심칩으로 교체해 가입하는 방식의 유심요금제로, 약정·위약금 등 부담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어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폭발적 반응에 GS25는 최근 신규 요금제 2종을 추가 출시하며 월 1만7500원에 데이터 6기가바이트(GB)와 음성 100분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구매 편의성 또한 편리하다. 전국 GS25 편의점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유심칩을 구매하고, 쓰던 휴대폰에 장착만 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안 본부장은 “편의점업계에서 자사명을 달고 알뜰폰 요금제를 선보이는 GS25 요금제는 이미 검증된 상품으로, 알뜰폰 업계에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실제 사용해본 고객이 지인에게 추천하여 가입한 고객이 가장 많은, ‘지인 추천 1위 요금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편의점이 연일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굴레가 편의점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하지만 안 본부장은 “편의점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도 전국 곳곳에는 편의점의 편리한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지역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젊은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실버 세대를 위한 맞춤 상품과 서비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란 게 그의 낙관론이다.

그러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GS25는 ‘무인 키오스크’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인 키오스크는 가맹점에서 추가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고 고객이 편리하게 생활 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인 키오스크가 확대되면 그 자체로 광고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도 가능하다.

안 본부장은 “GS25는 과거부터 멀티 키오스크에 대한 테스트를 지속 진행, 에어부산과 손잡고 항공권 예약 기능을 포함해 스마트폰상의 문서, 사진을 클라우드 프린팅으로 출력(컬러·흑백)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알뜰폰 유심을 구매하고 개통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 서비스 외에도 선불카드나 게임머니, 하이패스 카드의 구매 및 등록, 충전 및 공연예매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안병훈 GS리테일 생활서비스부문장 프로필
▲LG상사 마트사업부문
▲LG유통 테넌트관리팀장
▲GS리테일 수퍼·마트 생활용품팀장, PB팀장, 상품차별화팀장(겸)
▲GS25 식품팀장, NCC(New CVS Concept)팀장
▲GS수퍼마켓 가공식품·생활용품팀장
▲GS리테일 MD본부 생활서비스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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