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몸집 불리기...후방지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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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8-04-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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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7월 해양진흥공사 출범

  • 선복량 등 늘려 파트너십 강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과 홍장표 경제수석이 지난 달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한진해운 파산 사태의 유탄을 맞은 해운업계가 정부의 해운 재건 정책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선박 및 화물 확보, 재정 등 입체적인 지원이 병행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사태 여파··· "여전히 힘들어"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사들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로 힘겨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016년 선복량 기준 세계 7위이던 한진해운은 파산과 동시에 전 세계 64개국·168개 항만·109개 서비스 네트워크를 한순간에 잃었다. 한진해운 파산 불똥은 국내 다른 선사들의 신뢰 하락으로 옮겨붙었다. 남은 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외국 화주들은 '한국 패싱'을 했다"며 "한순간에 피해를 입은 이들은 한국 선사에 대해 '너희와는 믿고 거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국내 1위 원양선사인 현대상선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한진해운을 인수한 SM상선도 같은 이유에서 힘에 부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비해 외국 선사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힘을 내고 있다. 덴마크와 중국, 독일, 프랑스는 자국 선사인 머스크, COSCO, 하파크로이트, CMA에 각각 252억 달러, 67억 달러, 27억 달러, 10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들 선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웠고, 3대 글로벌 얼라이언스(해운동맹)인 '2M', 'Ocean', 'THE'를 각각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한다. 공사는 선사에 대한 금융지원, 해운조선 상생 협력사업 등 산업 전반을 지원한다. 

이는 해운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의 경제를 가능케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100만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 이상을 가진 '메가 캐리어'는 원, 머스크, MSC, CMA·CGM, COSCO, 하파크로이트, 에버그린 등 7곳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선사들이 정부지원을 받아 선복량(적재능력)을 늘리면, 이들과 협력체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몸집 불리기 시작됐다
해운업계는 정부의 후방지원에 호응할 채비를 마쳤다.

현대상선은 상반기 유럽 노선을 개척하기 위해 2만2000TEU급·1만4000TEU급 등 총 20여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와 2M과의 전략적 제휴 종료 전까지 선복량 규모를 최대한 늘린다는 계획이다.

SM상선은 지난달 김칠봉 사장이 직접 세계 3위 선사인 중국 COSCO 상하이 본사로 찾아가 아주(亞洲) 노선 공동운항 등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주를 포함한 원양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과거 한진해운과 협력체를 복원하는 셈이다. 1단계인 아주 노선에서는 올해 SM상선이 40만TEU, COSCO가 570만TEU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해운연합(KSP)에 속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을 통합한다. 이들 회사는 각각 선복량 5만5000TEU, 4만7000TEU로 인트라 아시아 전체 컨테이너 선복량 30만TEU(현대상선, SM상선 제외)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상선과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에 대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인트라 아시아 선사 경쟁력 강화는 성사됐고 이제는 메가 캐리어 육성, 적취율 제고 등만 남았다"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선사와 화주, 조선소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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