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에 몰두했던 文 정부 올해는 '재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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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4-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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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재계는 "이번 '재벌개혁'은 구호에만 그치지 않을 것 같다"며 바짝 움츠러들었다.

2일 재계와 금융권은 김기식 금감원장과 최정표 KDI 원장의 임명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에 강력 드라이브를 건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일자리 창출'에 몰두한 문재인 정부가 올해는 '재벌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같은 날 취임한 두 기관의 원장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존재다.

참여연대 창립멤버인 김기식 원장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정책위원장 등을 맡으며 재벌개혁의 선두에 섰다. 지난 2011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정무위원회 감사를 맡을 때는 금융권에서 '저승사자'로 통했다. 그가 국회생활을 마감했을 당시 금융권이 가장 반긴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최 원장도 재벌개혁에 대한 소신을 지속 밝혀온 만큼 재벌개혁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꾸린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경제분과위원장을 맡으며 재벌개혁 정책을 총괄했다.

재계가 문 정부의 이번 인사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개혁을 위한 손과 머리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구성된 기존 재벌개혁 편대에 금융검찰로 통하는 금감원과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KDI가 합세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벌개혁의 칼날이 보다 날카로워질 것이다"며 "정부가 경제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안이 재벌개혁의 시작으로 보인다. "3월 주총까지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으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주문에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롯데그룹과 SK그룹, LG그룹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삼성그룹도 최근 내부적으로 개편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상조 위원장이 조만간 개혁안을 평가하는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삼성그룹은 개혁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대기업과의 두 차례 만남에서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었다. 이에 비춰 4,5월쯤 간담회를 잡고 대기업들의 지배 구조 개편안을 평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기식 원장의 취임을 시작으로 2금융권을 포함한 전(全)금융권에 대한 지배구조 강공이 예상된다"며 "금융위가 최근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안'도 골치인데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 옴짝달싹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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