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재구성] 10년 전 성추행에 발목 잡힌 '대세' 김생민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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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4-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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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프로그램 회식 중 성추행 당했다는 폭로 나와…발빠르게 사과했지만 이미 여론은 싸늘

방송인 김생민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새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세' 방송인 김생민의 발목을 잡은 것은 10년 전 일어난 성추행 사건이었다. 김생민은 2일 오후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시켜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디스패치'는 김씨가 2008년 자신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의 여성 제작진 2명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지난 2008년 가을 서울의 한 노래방에서 회식 도중 피해자 A씨를 다른 방으로 불렀다. 김씨는 A씨를 억지로 앉히고 강제로 껴안았다. A씨는 "손으로 밀쳤지만 소용 없었다. 아무리 저항해도 (힘으론) 이길 순 없었다"고 밝혔다.

마침 다른 제작진들이 A씨를 찾기 시작하면서, 김씨는 황급히 A씨에게서 떨어진다. 한 스태프가 A씨를 데려가자 김씨는 웃으며 "A는 앞으로 화이팅하라"고 말했다.

A씨는 다음날 메인 작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스태프 B씨도 전날 같은 노래방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나 김씨는 B씨에게는 직접 사과하지만, A씨의 사건은 그대로 묵살됐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는 디스패치에 "그날 2건의 성추행이 일어났다. 메인 PD에게 분명히 항의했다"며 "하차도 요구했다. (김씨가) 왜 1명에게만 사과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증언했다.

A씨의 항의에도 제작진은 "방송가에서 이런 일로 출연진을 자르는 법은 없다"고 답했다. 결국 A씨의 프로젝트가 외주 업체로 넘어가고 나서야 A씨는 해당 프로그램을 스스로 그만뒀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김씨는 A씨를 직접 찾아와 "미안하다. 제발 용서해달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A씨는 "그 일 이후, TV 화면에서조차 김씨를 보는 것을 피해왔다"면서 "10년이란 세월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이 안된다"고 답했다.

김씨는 보도 당일 빠르게 혐의를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김씨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김씨와 관련된 사진이나 자신의 영수증을 주고받는 이른바 '고독한 김생민방'의 참가 인원은 한때 최대 정원인 1000명에 달했으나, 2일 오후 5시 현재 200명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해당 단체채팅방의 공지사항에는 최초 보도기사의 URL 주소가 걸려 있다.
 

[사진=카카오톡 '고독한 김생민방' 캡처]


한 트위터리언은 "김생민은 데뷔한 지 20년이 넘어서야 겨우 전성기가 찾아왔는데 본인 스스로 자신의 성기로 전성기를 끝내버리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김생민이 셀링 포인트로 팔았던 게 여타 '한남('한국 남자'의 멸칭)'들과는 다른 성실함과 반듯함이었다"면서 "남자들 사이에서는 약자고 배제당해도 여자 앞에서는 남성 권력 휘둘렀다는 게 역겹다"고 분노했다.

"옛날 김생민이면 그렇게 입지가 좋은 편도 아닌데도 성추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여자 스태프들은 '듣보' 시절 김생민보다도 입지가 더 안 좋아서", "당시 책임을 방기하고 2차 가해까지 한 담당 PD랑 메인 작가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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