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제대로 맞붙는다…美 언론 "中 추가 보복 이어질 듯"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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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정혜인 기자
입력 2018-04-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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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 발표

  •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세계경제에도 먹구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바이두]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파고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고관세를 부여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도 2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섰다. 향후에도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 中 "128개 품목 관세 높여"··· 30억 달러 규모에 달해 

중국 재정부는 국무원 비준을 거쳐 2일부터 과일, 제조품, 돼지고기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한 관세 양허 의무를 중단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관세 양허는 국가 간 협상을 통해 특정 품목 관세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부과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중국 재정부의 ‘미국산 일부 수입품 관세 양허 중단 통보’에 따라 미국에서 수입되는 돼지고기, 재활용 알루미늄 등 8개 품목의 관세는 25%로 상향 조정되고, 과일 등 120개 품목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보복 관세 목록에는 지난달 중국 당국이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품목 대부분이 포함됐다.

지난달 23일 중국 상무부는 과일, 견과류, 돼지고기 등 농산물과 일부 철강제품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30억 달러(약 3조1900억원) 정도의 보복 관세를 경고한 바 있다.

상무부는 미국의 조치에 따라 1, 2부문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으나, 이와 달리 재정부는 1, 2부문에 대한 추가 관세를 동시에 부과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간판 무기가 될 것으로 거론됐던 대두(메주콩) 등은 이번 관세 부과 목록에서 제외됐다. 중국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두의 3분의1을 수입하고 있다.

재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은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고자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양허 의무를 중단한다. 단, 보세와 감세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번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기반으로 중국의 이익 보호를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가 WTO 규정과 안보 예외 규정을 위반했다고 꼬집으며, 미국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로 중국의 이익을 훼손했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美 언론 "중국 보복, 시작에 불과할 수도"··· 전세계 경제 타격 우려 목소리 커져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결정이 알려지면서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중국의 반격이 드디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중국이 보복관세로 미국을 때렸다"고 이번 조치를 전하면서, 추가 보복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CNBC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이며, 지난 몇 주간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면서 "문제는 중국의 보복 조치가 이제 시작일 뿐이며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관련된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대응책이라고 밝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외신은 지난달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301조 조사에 근거해 중국산 수입품에 6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대응해 이번보다 더욱 강력한 보복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해당 품목을 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가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의 조치가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을 넘어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복이 이어질 경우 대두 생산자들과 애플 등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게 크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신문은 또 "그동안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면서 열린 무역을 수호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사실 중국은 많은 수입품에 비교적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많은 부문에서 외국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중국의 최근 보복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아직 공식적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CNBC는 "중국의 관세 보복이 강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농가에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농업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2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또 미국산 돼지고기의 세계 3위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로버트 실러는 최근 중국과 미국의 주고받기식 무역 갈등이 경제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매우 혼란한 상태다. 이 같은 대치 상태가 앞으로도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면, 향후 발전의 속도를 둔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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