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부부,예술단 평양공연 관람“레드벨벳 보러올지 관심 많았다는데 일정조정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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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8-04-0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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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현“남ㆍ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사진 출처:위(평양공연 공동취재단 (방송캡처)), 아래(평양공연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부부가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관람하며 레드벨벳 보러 올지 관심 많았다는데 일정조정해 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측 예술단의 공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가 1일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

공연엔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부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북측 정부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층 객석 중앙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란히 앉아 관람하며 박수를 쳤다.

공연은 이날 오후 갑자기 결정된 김정은 위원장 부부 참석으로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우리시간으로 오후 6시 50분부터 시작돼 오후 9시까지 2시간 10분 동안 이어졌다.

가왕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로 구성된 남측 예술단은 평양공연에서 3층으로 이뤄진 1500석의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남과 북, 세대를 뛰어넘는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강렬한 사운드와 한명 한명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에 북측 관객들은 관람하며 환호와 박수로 뜨겁게 호응했다.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먹먹해져서 악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공연의 문은 이번 공연의 주제인 '봄이 온다'를 형상화한 환상적인 홀로그램 퍼포먼스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열었다. 이어 정인과 알리가 자신들의 노래 '오르막길'과 '펑펑'을 부르고 듀엣으로 '얼굴'을 들려줬다.

사회를 맡은 서현은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는데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서현은 올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북측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화합의 무대를 연출했다.

백지영은 북측에서도 인기곡으로 꼽히는 '총 맞은 것처럼'에 이어 '잊지 말아요'를, 강산에는 청량한 기타 반주로 함경도의 정취가 가득 담긴 '라구요'와 '명태'를 들려줬다.

뒤이어 지난 2002년 평양공연 후 16년 만에 다시 평양 무대에 선 윤도현과 YB밴드의 강렬한 무대가 이어졌다. 록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 이어 자신의 히트곡 '나는 나비', 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차례로 불렀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흥겨운 율동을 곁들인 '빨간맛', '배드 보이'로 분위기를 달궜고 레드벨벳 멤버인 예리는 공연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수를 크게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도 했다”며 “그것 때문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4번째 방북 공연인 최진희는 북측에서도 널리 애창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이기도 한 '사랑의 미로'와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이선희는 'J에게', '알고싶어요'를 부른 뒤 특유의 폭발력 있는 목소리로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다.

2005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북측에서 요청했다는 '그 겨울의 찻집'에 이어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를 메들리로 들려줬다.

서현은 북한 노래인 '푸른 버드나무'를 부른 뒤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친구여'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피날레 송을 부르면서 일부 출연진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예술단 평양공연 관람석의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고 출연진은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보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 이런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전달해 달라”며 “내가 레드벨벳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다는데 원래 모레(3일) 오려고 했는데 일정 조정해서 오늘 왔다. 평양 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고 말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이자 올 2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로 마련됐다. 특히 김 위원장 부부의 '깜짝 관람'으로 오랫동안 경색됐던 남북 관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이번 평양공연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김 위원장 부부 참석과 맞물려 이번 공연을 취재하기 위해 동행한 남측 기자단은 직접 관람하지는 못했고, 3시간 전 진행된 최종 리허설과 모니터로 공연을 봤다. 우리 예술단은 오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함께하는 합동 공연을 한 뒤 밤늦게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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