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엔터프라이즈] 포스코, '제철보국' 정신으로 혁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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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8-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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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 첫삽...제철소 공기 획기적 단축 '글로벌 철강사' 우뚝

  • 2002년 '포스코'로 사명 바꾸고 고부가제품 등 사업 다각화

  • 고강도 구조조정·스마트 생산 구현 '인공지능 제철소' 탈바꿈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작업 전 안전예방 관리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 제공= 포스코]


"포항종합제철의 모든 성공 여부는 지금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직접적인 사명이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지난 1968년 4월 1일 포항종합제철소 창립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포항종합제철소의 성공을 이뤄내야 한다는 비장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의 약속은 현재까지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다. 산업의 '쌀'이라고 일컬어지는 철강의 경쟁력을 세계 1위에 올려놓고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 신화를 써내려 가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이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포스코의 창업이념 '제철보국(製鐵報國)·우향우'
박 명예회장은 '좋은 철로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제철보국의 정신을 강조했다. 비극적인 남북전쟁 이후 자원, 기술, 자본도 없는 황무지 땅에 포항종합제철소를 세운 배경이다. 

당시 박태준 회장은 밤낮으로 건설현장을 시찰하며, 민족의 숙원사업을 이루기 위해 긍지와 사명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제철소가 건설되는 만큼, 실패하면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만약 성공하지 못하면 오른편에 있는 영일만에 빠져 죽어 속죄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른 바 '우향우 정신'이다.

이를 바탕으로 포항제철소 건설은 1970년 4월 1일 영일만에서 시작됐다. 이후 4번의 확장사업 끝에 1973년 5월 조강 연산 910만t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데 성공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먼저 착공한 열연공장 건설이 지연되자 박 명예회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른다. 행정·사무직 직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을 공사현장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공기를 성공적으로 맞췄다. 특히 103만t 규모의 1기 설비는 예정보다 1개월 앞당겨진 39개월만에 준공될 정도였다. 

박 명예회장은 그사이 정치권의 수차례 외압도 견뎌내야 했다. 리베이트 및 정치자금 요구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큰 돈이 되는 사업에 '하이에나 떼'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은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담판을 짓고, 이른 바 '종이마패'를 받아 외부압력을 방어했다고 알려진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그는 통상 4~5년걸리는 제철소 건설 공기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는 '바다 위의 제철소'인 광양제철소 건설에도 이어진다.

포스코는 세계 제일의 단일 제철소인 광양제철소를 1985년 착공에 들어가 1987년 5월 7일 종합준공했다. 2~4기 설비를 1986년부터 1992년 10월 2일까지 차례로 준공해, 총 2080만t의 조강생산 능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3위의 대형 철강회사로 우뚝선 것이다.

◆글로벌 기업 포스코, 이젠 '철강' 넘어선다
포스코는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각오로 2002년 3월 15일 포항종합제철 주식회사에서 설립 초기부터 사용해 온 해외브랜드 '포스코(POSCO)'를 공식 회사명으로 채택했다. 제철을 삭제함으로써 사업영역 확대와 다각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물론 지속적인 철강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된 고부가가치화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지속했다. 특히 자동차강판, 석유 및 가스운송용 강관에 쓰이는 고급강판(API), 스테인리스강판, 고급전기강판을 4대 전략제품으로 선정하고 집중해, 세계 최고 철강사 지위를 확보했다.

이 덕분에 포스코는 2003년부터 개별 영업이익률 20%대를 올렸고, 2005년에는 27.3%까지 치솟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연결영업이익 7조원을 달성했다. 2007년 주가는 10월 2일 종가기준 76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빛을 발한 셈이다. 

특히 포스코는 2010년 무역과 자원개발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대우인터내셔널(現 포스코대우)를 인수해 40조원대에 머물던 연결 매출액을 60조원대까지 끌어올렸다. 명실상부 초대형그룹사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런 포스코는 '내실있는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쳐 향후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시스템 혁신이 대표적이다.

현재 포스코는 50년에 가까운 현장경험과 축적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장애 조업체계를 실현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제철소'로 탈바꿈하려는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날 포항제철소에서 'POSCO 100 비전'을 선포하고 "철강을 넘어 스마트산업 구현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철강과 인프라사업, 신성장사업 분야를 3개 핵심 사업군으로 변화시켜 미래성장구조를 강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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