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영상톡] 송중기 눈물의 스케이트 미술관에 간 까닭?..뮤지엄 산,일상의 예술: 오브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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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성 기자
입력 2018-03-3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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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원주서 9월 2일까지 진행.."누구나 할 수 있는 미술"

 

1942년 천재 화가 피카소는 녹슬어져 버려진 자전거 손잡이와 안장을 가져다 거꾸로 매달아서 황소 머리(Bull’s Head)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이렇게 주변에 널려있는 일상품과 자연은 현대 미술에서 기존의 쓰임이 없어지고 새로운 ‘오브제’(objet)로 둔갑한다.

29일 찾은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SAN) 청조갤러리에는 유명 작가뿐만 아니라 일반인, 연예인 등이 일상의 소품들을 변형해 오브제로 전시했다.

최용준 뮤지엄 산 학예실장은 “생활 저변에 미술이 넓게 퍼졌으면 좋겠다. 엘리트중심의 소수를 위한 미술이라기보다는 다 같이 공감하고 미술하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라며 “미술관이라는 것을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어 우리 주변에 있는 미술관을 가고 싶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9월 2일까지 진행하는 '일상의 예술: 오브제' 전은 ‘오브제의 변용’, ‘발견된 오브제’, ‘관계하는 오브제’로 3가지 주제로 나눠서 총 43점이 전시됐다.

오수경 학예사는 “예술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다. 일상이 예술이고 예술이 일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 일반인 대상 오브제 공모전을 작년에 시작해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오브제가 전시됐다”고 설명했다.

기다란 창문으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워터가든이 보이는 복도를 지나 올라가니 '일상의 예술: 오브제' 전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를 지나 왼쪽 복도에 들어서면 박인현 작가의 ‘쉘브르의 우산을 그리며’작품이 복도를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오브제 변용’ 공간에 들어서니 양승우 작가의 ‘받침대의 행복한 꿈’이 보인다.
작품을 지탱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받침대가 서로 모여서 하나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었다.

친구가 준 유카타, 오래된 이불, 남편 수술복이 모여 인형으로 재탄생한 일반인 작품도 있다.
천에 담긴 추억을 변용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인형은 그리움과 향수에 젖게 하여 삶은 일부분으로 돌아왔다.

김종렬 작가의 ‘돌개미’도 자연인 돌을 가지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로 만들었다.

차귀율 작가의 ‘기억상자’는 나무 상자에 오브제들을 부착시켰다. 마치 뮤직박스처럼 생겨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다.

‘발견된 오브제’방에서 첫 번째로 맞은 작품은 김창환 작가의 ‘옹기’ 였다.
찌그러진 옹기와 완전한 형태의 옹기가 나란히 놓여있다. 작가는 찌그러진 옹기를 볼 때마다 초심으로 되돌아가자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일반인 공모전을 통해서 전시한 이예선씨의 ‘공유된 시간’은 사물이라는 것의 기능을 배제 시켜서 새로운 형태로 바라보게 한다.
작은아버지 내외가 사용했던 1920년대 시계를 거꾸로 매달아 놓으니 사람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광수 뮤지엄 산 관장도 ‘나의 아침 밥상’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돌을 채집하는 취미를 지닌 오 관장은 각기 다른 곳에 있던 돌들을 모아 맛있는 상차림을 만들었다. 특히 식빵 모양의 돌이 빵과 똑같이 생겨 관람객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쌍톱’과 ‘나무북어’를 전시했다.
쌍톱은 벌목할 때 쓰는 것이지만 세워두니 마치 현대 조각 같은 작품이 됐다.
나무북어는 종갓집에서 제사를 지낼 때마다 매번 생선 사기가 부담스러워 실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박물관을 설계했던 안도 다다오는 ‘시계상자’를 선보였다.
안도는 시계를 사고 난 뒤 양쪽에서 내부를 볼 수 있는 시계 케이스가 마음에 들어 시계대신에 자신이 디자인했던 ‘빛의 교회’를 그 자리에 넣어 새로운 오브제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자영 작가의 ‘사물의 영역’에서는 선반 위에 10년 전 본인 머리카락까지 올려져 있다.
과거에는 조각품만을 좌대에 올릴 수 있었지만 현대미술에 들어와서 일상의 사물들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예술과 일상의 경계영역을 보여준다.

‘관계하는 오브제’ 초입은 벽면에 걸린 수백 개의 열쇠가 시선을 압도한다.
박혜수 작가의 'Lost Dream & Lost Key'이다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금고를 줍게 된다. 이후 금고를 열 수 있는 열쇠를 거리에서 줍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아온 열쇠가 수백 개가 됐다.
열쇠고리 또한 각기 사연을 지니고 한쪽에 전시됐다. 열쇠고리 중에는 열쇠 주인이라고 짐작되는 사람의 사진이 함께있는 것도 있다.

배우 송혜교의 남편 송중기의 ‘스케이트’작품도 있다.
송중기는 배우 하기 전에 쇼트트랙 선수였다. 대전시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발목 부상으로 운동을 접었다. 그가 쓰던 장갑과 스케이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소중하게 남아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도 전시 됐다.
안시형 작가의 ‘2016 포켓몬 오브제’와 심승욱 작가의 ‘레고’다.
실제로 주말에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고, 포켓몬과 레고는 3~6살 어린이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좌대 또한 우유박스와 기성품 탁자를 써서 날 것 같은 이미지를 줬다.

9월 2일까지 진행되는 ‘일상의 예술: 오브제'는 뮤지엄 산의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미술관의 관람객 수는 개관 첫해 7만 명에서 지난해 16만 명까지 늘었다.
하반기에는 미술관을 설계한 안도 다다오의 새로운 건물과 함께 새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최용준 학예실장이 전한 '어린이들이 와서 평생 살아갈 에너지를 받아갔으면 좋겠다'는 안도 다다오의 말을 통해 하반기 전시의 성격을 유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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