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범식 감독 ‘곤지암’, 트렌디와 클래식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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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3-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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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곤지암' 스틸컷]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선정된 대한민국 곤지암 정신병원.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와 섬뜩한 괴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공포체험으로 유명세를 탄 유튜버 ‘호러 타임즈’의 일곱 멤버들은 곤지암 정신병원을 찾아가고 괴담의 실체를 담아내기 위해 병원 내부를 촬영한다. 원장실을 비롯해 집단 치료실, 실험실, 열리지 않는 402호까지. 병원 내부를 둘러보던 ‘호러 타임즈’ 멤버들에게 기이하고 공포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이들은 곤지암을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영화 ‘곤지암’은 공포영화 마니아 사이에서 전설적 작품으로 회자되는 ‘기담’ 정범식 감독의 신작이다. ‘기담’을 통해 아름다운 미장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한국공포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실험적 제작 방식과 체험 공포라는 낯선 장르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줄 예정.

“현실과 영화는 분명 구분이 되는데, 실제 장소를 소재로 가상의 영화를 찍는다면 새로운 형식의 흥미로운 공포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정범식 감독의 말처럼 영화 ‘곤지암’은 실제 1996년 폐원한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상상력과 이미지를 덧대 관객들의 공포심을 끌어올린다.

먼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곤지암 정신병원은 각종 포털 사이트와 블로그, 유튜브 체험 영상 등 온라인상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완벽히 재현, 그 외 스토리 전개상 중요한 공간들은 정 감독의 상상력과 미장센에 의해 새롭게 탄생했다. 특히 정 감독은 극 중 인물들이 1층부터 4층까지 방문한다는 설정을 통해 마치 게임을 하듯, 공간들을 살펴보고 임무를 완료 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부가적 재미를 선물한다. 여기에 배우들이 직접 촬영한 1인칭 시점의 카메라 앵글은 관객들에게 생동감을 전해준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 한국영화가 답습하듯 보여주었던 구구절절한 사연이 없다는 점이다. 극 중 ‘호러타임즈’ 멤버들은 미스터리한 곤지암의 괴담을 추적하고 단서들을 발견하지만, 귀신들의 억울함, 한, 슬픔, 복수 등을 보여주고 숨겨진 진실, 드라마 등을 제거해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상황에 처한 인물들과 리얼리티를 더한다.

또한 정 감독은 트렌디한 소재와 클래식한 표현 기법을 더해 기존 공포영화와는 또 다른 결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요즘 관객들에게 친숙한 유튜버·공포 체험이라는 소재로 관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며 실감 나는 영상을 보여주고 또 호흡이나 표현 기법은 클래식한 공포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방식들을 구현한 것이다. 특히 관객들과의 ‘밀당(밀고 당기기)’은 그야말로 압권. 영화 말미 등장하는 장면들은 기존 공포영화들과는 다른 호흡으로 관객들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인상 깊다. ‘호러타임즈’의 멤버로 출연한 7명의 배우들은 카메라 촬영과 연기를 병행하면서도 맡은 바 임무를 놓치지 않았다. ‘호러타임즈’의 리더 위하준을 비롯해 행동파 멤버 박지현, 4차원 막내 오아연, 공포 체험 마니아 샬롯 역의 문예원, 메인 카메라 담당 박성훈, 공포 체험 실시간 진행자 이승욱, 겁쟁이 맏형 유제윤은 풋풋한 매력과 날 것 그대로를 표현해 관객들의 몰입을 더 한다. 28일 개봉이며 상영시간은 94분, 관람등급은 1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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