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무드...현대그룹, 남북경협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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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류태웅 기자
입력 2018-03-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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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류태웅 기자]


불편했던 남북관계가 변곡점에 서면서 과거 남북경협을 주도해 온 현대그룹과 개성공단 기업들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악화일로를 치달았던 경영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28일 "김정은의 전격적인 방중으로 한반도 비핵화 분위기가 고조된 만큼, 향후 남북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남북경협사(史) 이어가나
남북이 내달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데 이어 지난 25일부터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의지를 드러냈다. 한반도에 모처럼 평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경협을 선도해 온 현대그룹이 다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그룹도 내부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현대그룹 고위 임원은 "남북 분위기가 여느 때보다 좋기 때문에 경제협력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신중한 마음으로 대북사업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이 중단된 지난 10년간 현대아산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관광지구 내 해금강호텔, 온정각, 부두시설 등은 모두 몰수·동결됐다. 누적손실은 1조5000억원까지 늘었고 직원수는 1070명에서 169명으로 급감했다. 현대증권,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줄줄이 제3자의 손에 넘어갔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접어들면서 경협재개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민간교류 확대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면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가 최우선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개성공단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해 온 관련 부서를 재정비하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대그룹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사업이 되살아날 경우,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대아산의 재무상황은 개선될 수밖에 없다.

다만 경협재개가 본격화하기 위해선 유엔 결의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 이는 핵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에 달렸다.

◆개성공단 이번엔 재개되나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중국 방문을 통한 '비핵화' 발언으로 개성공단 재개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선 다음달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지금의 분위기처럼 이어진다면 올해 중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기대감 속에서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남북 해빙무드로 전환됐지만 아직 실질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갑작스런 태도변화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총 5차례나 방북을 요청했지만 모두 유보됐다. 남북 분위기가 최고 절정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 직후인 지난달 26일 방북신청에서조차 "북측의 반응이 없다"는 정부 측 답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는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방북 신청 등을 다시 하기보다는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개가 의제로 다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이전에라도 남북관계에서 실질적인 급진적 변화가 생긴다면 정부에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 가운데 현재 휴업 중인 곳은 10여곳에 이른다. 국외에 대체 생산시설을 마련한 곳은 30여곳, 국내에서 기존 공장을 증설하거나 대체 생산시설을 확보한 업체는 80여곳이다.

이들 기업의 피해 확인액은 7779억원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실제 피해액을 1조5404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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