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륜도 아름다우면 괜찮다?" 브라운관·스크린 장악한 불륜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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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3-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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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M, MBC, NEW 제공]

최근 브라운관부터 스크린까지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판치고 있다. 극적인 상황과 로맨스를 강조하기 위해 ‘불륜’이 하나의 장치, 요소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중들은 불륜 미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먼저 21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는 첫 회부터 불륜 남녀가 등장,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인공 동훈(이선균 분)의 아내 윤희(이지아 분)가 직장상사 준영(김영민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기 때문이다.

당초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했으나, 극 중 주인공 동훈이 고난을 겪고 각성하는 계기 중 하나로 ‘불륜’이 이용되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24살 차이가 나는 ‘아저씨’와 ‘아가씨’ 설정의 남녀주인공에 대한 시청자들의 눈총도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두 사람의 로맨스가 불륜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닐는지 의심의 눈초리 역시 깊은 상황이다.

같은 날 첫 방송된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연출 정지인)는 방송 전부터 ‘불륜’ 소재로 우려가 컸던 작품.

한 부부가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또 잊고 살았던 것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서로에 대해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을 그린 이 드라마는 시한부인 여자주인공 남현주(한혜진 분)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며 ‘문제’를 발생 시킨다. 그에게 남편 김도영(윤상현 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정지인 PD는 “극 중 결혼한 지 10년 차에 첫사랑이 돌아온 남편, 죽음을 준비하면서 의사와 만난 아내 이렇게 두 가지의 사랑이 있다. 남편은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있었다. 불륜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고, 드라마로 표현될 수 있는 사랑이다. 반면 아내 현주의 사랑은 절망 속에서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의사의 마음이 희망이라는 감정과 같이 가면서 사랑의 형태로 발전되는 것이다. 불륜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두 드라마가 불륜 ‘코드’를 심어놓았다면 내달 5일 개봉할 영화 ‘바람바람바람’(감독 이병헌)은 ‘불륜’ 자체를 소재로 하고 있다.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 분)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분),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분)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 분)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코미디다.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인 데다가 코미디 장르다 보니 “불륜을 가볍게 보이게 하거나 미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눈총을 받아온 것이 사실. 이에 관해 이병헌 감독 역시 부담과 우려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막장 코미디에서 그치길 원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바람은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큰 죄악이다. 코미디로 녹이다 보니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소재를 미화하거나,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식으로 해석이 되게끔 만드는 여지가 있어서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목 끌기는 충분했다. ‘나의 아저씨’,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바람바람바람’은 좋든, 싫든 문제적 소재로 대중의 눈길을 붙들었다. 어떤 식으로 풀어가건 ‘불륜’ 소재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터. 대중들의 눈총에도 연출자들이 자신들의 의모, 바람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피력할 수 있을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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