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멸종위기 토종벌 부흥기 연 최용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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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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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종벌 인공수정 기술’ 보유자 세계 5명에 불과

  • 벌꿀생산 증대-질병저항성 높인 ‘장원벌’ 개발

최용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사.[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국내 양봉산업은 한때 위기에 내몰렸다. 1970년대부터 토종벌의 70%를 폐사시킨 바이러스성 질병과 여러 품종이 뒤섞인 꿀벌이 잡종화되며 꿀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질병이 확산돼 전국 토종벌 봉군이 급격히 감소, 토종벌 사육농가 대부분은 사육기반을 상실했다.

해답은 질병저항성이 높고, 생산성도 높은 품종 개발뿐이었다. 그러나 토종벌 인공수정 기술 가능 인력은 세계에서 5명이 채 안 된다.

5명 중 한명이 최용수 박사로, 그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최 박사는 10년 넘게 꿀벌 신품종 개발에 매진, 멸종 위기에 놓인 국내 토종벌 산업에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꿀벌 품종을 개발한 사례가 전무했다. 연구기간 동안 관련 연구체계를 구축하는 데 넘어야 할 산이 적잖았다.

많은 어려움 끝에 최 박사와 연구진은 국내 최초로 다수확 계통인 ‘장원벌’을 개발했다. 장원벌은 질병저항성과 생산성을 모두 갖춘 품종이다.

장원벌을 국내 양봉농가에서 관행적으로 사육 중인 서양종 꿀벌과 비교실험한 결과, 벌꿀은 31% 이상 증산됐다. 로열젤리도 21% 이상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저항성이 우수했고, 과채류 화분매개 효과도 탁월했다.

장원벌을 사용하면 벌꿀 생산액만 7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최 박사의 노력은 양봉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돼 ‘2018 신기술시범사업 성과 평가’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그가 개발한 ‘토종벌 질병저항성 계통’은 세계화가 가능할 정도로 중요한 기술이다.

그는 각각 질병저항성을 갖는 계통을 선발해 모계와 부계로 이용, 질병저항성이 가장 우수한 교배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계통은 바이러스성 질병에 감염돼도 병징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최 박사는 “토종벌 질병저항성 계통은 잃어버렸던 생산 기반을 회복하고, 궁극적으로 종 복원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며 “토종꿀 생산이 원활해 농가 소득 수준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종벌이 집단 폐사한 후, 주변 작물의 화분매개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내 꿀벌의 화분매개 효과인 5조9000억원 가치를 견인하고, 생태계 유지‧보전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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