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계부채 시한폭탄 자영업자 대출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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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3-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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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대출도 역대 최고 수준

  •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가계 앞질러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이 가계대출을 앞질렀다. 최근 5년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또 다른 시한 폭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 전체 79개사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7조8793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수치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중소기업 대출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 대출(자영업자 대출)도 같은 기간 10조422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총량규제 등 가계대출을 바짝 죄는 대책을 잇달아 내놨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각각 제한했다.

상황이 이렇자 저축은행들은 가계대출 대신 중소기업, 특히 자영업자 대출로 눈을 돌렸다. 자영업자 대출은 이렇다 할 규제가 없고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중기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처음으로 가계대출을 역전한 이유다.

실제 중기대출은 지난해 4조8563억원이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2조6547억원 늘었다. 중기대출에 포함되는 자영업자 대출은 2조7310억원 증가했다. 전년 증가폭(1조2917억원)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 

다른 업권도 마찬가지다. 은행을 비롯해 상호금융 등 전 금융업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016년보다 감소했지만 유독 자영업자 대출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시중은행만 봐도 자영업자 대출이 올해 1월 28조원(10.7%), 2월 28조8000억원(10.9%)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자영업자 대출이 개인신용대출에 비해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폐업 위험이 높아 어느 날 갑자기 상환 불능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려 향후 자영업자들의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연구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올라가면 자영업자의 폐업 위험은 7~10.6% 높아진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대부분은 영세업자들이다"며 "상환 능력이 좋고 담보가 있는 자영업자는 시중은행을 이용하고 은행에서 거절된 이들이 저축은행으로 온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일반 개인들에 비해 부실 위험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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