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 칼럼] ‘중공의 꿈’과 ‘중국의 꿈’은 하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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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입력 2018-03-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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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양회 폐막, 중국의 변화와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대비해야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회의 폐막식이 열린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설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사진=AP/베이징]


시진핑(習近平) 셀프 종신제 개헌 통과가 핵심 화두였던 2018년 양회(兩會)가 끝났다. 이번 양회의 의미는 △국가주석 연임 제한 조항 삭제로 시진핑의 제도적 종신제 집권 가능 △유명무실했던 부주석 연임 제한 조항 삭제로 왕치산(王岐山) 부주석 역할 강화 △국무원 조직 합병·퇴출과 총리 연임제한 유지로 리커창(李克强) 총리 권한 대폭 축소 △국가감찰위원회 신설로 전방위 감찰·통제 체제 확립 등 4가지로 압축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연임이 제한되었던 시진핑과 리커창의 수평적 ‘시·리체제’가 시진핑과 왕치산의 강력한 수직적 종신제 ‘시·왕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강한 중국을 추구하는 시진핑 2기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 ‘중공의 꿈’과 ‘중국의 꿈’은 하나인가

필자가 오랫동안 의문점을 갖고 고민해온 문제는 이것이다. 창당부터 ‘인민’ 즉, 노동자·농민 연맹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중공)’과 모든 ‘중국인’을 위하는 중국은 같은 꿈을 공유할 수 있을까?

이 모순에 대해 장쩌민(江澤民)은 중공의 ‘3개 대표론(三個代表論)’을 주장했다. 중공이 △광대한 인민(노동자·농민) 집단 △선진 생산력을 가진 자본가 집단 △선진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지식인 집단의 근본 이익을 모두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발전 과정에서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장쩌민은 1921년 중공 창당부터 타도의 우선 대상으로 삼았던 자본가와 지식인을 발전을 위한 중요한 ‘행위자’로 포함시켰다. 발전 상에서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체제 모순을 감내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은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소득격차 심화 등에 따른 양극화 현상에 직면하고 사회 내부적 모순도 자연스럽게 심화된다. 빠르게 팽창 중인 중국도 마찬가지다. 

후진타오(胡錦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본주의 견지 △조화로운 발전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과학적으로 추구하겠다는 ‘과학발전관’을 제시했다. 

◇ 공산당의 위기 반복해 강조하는 시진핑

2013년 10월 7일,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중국은 절대로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 ‘모든 것을 뒤집을 만한 잘못(顚覆性錯誤·전복성 착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돌이킬 수도 보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이러한 시 주석의 ‘의도된 경고’는 충격적이었다.

이후 시 주석은 2013년 11월 9일 중공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국방·공산당 건설 등의 7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중공의 심각한 위기에 대한 시진핑의 발언은 계속됐다. 

시진핑은 2017년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도 “당은 집권·개혁개방·시장경제·외부환경에 있어서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인민의) 검증 위기’에 직면했고, 정신나태·능력부족·군중이탈·소비부패에 있어서도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이번 양회에서도 더욱 엄중한 ‘2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2년 11월 18차 당대회로 1기 집권을 시작한 시 주석이 지금까지 반복해서 강조하는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과 정풍(正風)혁명은 개혁을 위한 시진핑의 보검(寶劍)이자 ‘1인 천하’를 완성하는 방패와도 같다. 그러나 위기와 개혁의 필요성이 계속 강조될수록 상대적으로 중국 내부에는 ‘피로도’와 ‘임계점’에 대한 고민도 축적될 것이다.

◇ 주변국의 잠재적이고 돌발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시진핑이 당과 국가에 대한 ‘정풍혁명’과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의한 통치)’의 엄중한 시행을 강조하는 전면에는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과 세계 일류 군대라는 ‘강군(强軍)의 꿈’이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급격한 성장 딜레마에 따른 중공과 중국의 체제 위기와 모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개혁개방의 성과가 중국에게는 꿈을 이루는 묘약이지만, 발전의 성과가 중공에게는 점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2015년 3월 3일 BWCHINESE 중원왕(中文網)에 실린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연구소 정융녠(鄭永年) 소장의 경고를 주목한다. 정 소장은 △개혁·발전의 방향착오 △개혁·발전의 정체(停滯) △개혁·발전의 퇴보 △사회혼란이나 혁명운동 출현 △외교정책 착오에 의한 국제환경의 돌발적 악화와 이로 인한 내부의 잠재적 문제 출현 등을 중국의 5대 ‘전복성 착오’로 지적했다.

이에 앞으로 우리는 아래의 5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 시진핑 종신 연임에 대한 중국의 국내여론 동향이다. 둘째, 중국의 한반도 전략과 직결되는 ‘미·중 관계’를 총괄할 왕치산 라인의 구성과 전략이다. 셋째, 2기 개혁에서 특히 군부개혁 관찰이다. 넷째, 당 중앙기율위 자오러지(趙樂際) 서기와 국가감찰위 양샤오두(楊曉渡) 서기의 감찰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충성맹세를 반복하고 있는 리 총리와 공청단의 향후 행보도 중요하다.

잠재적이고 돌발적인 위기에 중국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는 정 소장의 충고는 의미가 있다. 이를 바꿔 말하면 우리 역시 강한 중국을 지향하는 시 주석과 중공의 변화, 또 주변국으로 번질 수 있는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필자: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 차하얼(察哈尔)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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