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보란듯" 美 트럼프, 고위급관료 대만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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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3-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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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무부 차관보20~22일 대만 방문…시진핑, 강력경고한지 하루만에

  • 대만총통 측근인사도 미국 방문

  • 트럼프 서명한 '대만여행법' 실제 발효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래픽=아주경제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최종 서명한지 이틀 만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대만협회(AIT)에 따르면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싱가프로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후 20일부터 2박 3일간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웡 부차관보는 대만 방문기간 주대만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미국 기업인과 대만 정부 관료와의 교류 만찬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미국, 대만간 사무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AIT는 밝혔다.

앞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최측근 천쥐(陳菊) 가오슝(高雄) 시장도 미국 대만여행법 서명 다음날인 17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했다. 천 시장은 비공개 일정으로 미국 국무부, 국방부 관료와 만나고 미국 의원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라고 대만 연합보 등은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최종 서명한지 단 며칠 만에 나온 움직임이다. 특히 웡 부차관보의 대만 방문 소식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발표됐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연설에서 “중국을 분리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로 끝날 것이며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어떠한 국가 분열행위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대만여행법에 최종 서명한 것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표방하는 중국 국방부, 외교부,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미 중국 대사관이 일제히 강력히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중국 국방부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으로 대만 관련 문제는 완전히 중국의 내정(內政)에 속한다”며 “미국은 이 법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과 미국 간에 체결된 코뮈니케(공동선언문)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대만여행법은 미국과 대만 고위급 공무원이 서로 방문해 관료를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것이 골자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한 후 가능한 대만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피하는 정책을 펴왔으나, 대만여행법 서명으로 이러한 정책 기조는 완전히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양안(兩岸·중국 본토와 대만) 전문가들은 대만여행법 서명으로 가뜩이나 무역 분쟁으로 갈등을 빚는 미·중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리페이 샤먼대 대만연구센터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베이징 지도부가 양회로 바쁜 틈을 타서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다"며 “미·중간 무역 갈등 고조 속에 대만여행법 서명까지 이뤄지면서 이는 중국 지도부에게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젠밍 대만과기대 교수는 “웡 부차관보의 대만 방문은 미국이 대만여행법을 활용할 것이란 계획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며 "더 많은 미국 정부 부처가 이 법을 활용할 때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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