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세상 바꾸다] ⑦ 협력사 성장‧스타트업 육성…대기업 상생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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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3-1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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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차, R&D지원 등 협력사 기술역량 강화로 성장 유도

  • SK하이닉스, 임금공유제 실시 5개사 4000명에 66억 지원

  • 삼성, 사내 벤처 C랩 통해 200여개 스타트업 아이디어 발굴

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⑦ 협력사 성장‧스타트업 육성…대기업 상생 ‘결실’
⑧ 사회공헌 씨앗, 더 나은 세상 위한 ‘변화의 꽃’ 피우다
⑨ 똑똑해진 소비자들 착한기업 응원으로 ‘응답’
 

SK하이닉스는 지난 2015년 6월 이천 본사에서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 20%를 협력사에 지원하기 위한 '노사 사회적 책임 실천 협약식'을 맺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왼쪽 네번째)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왼쪽 다섯번째) 등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제공]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380억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8% 증가. 현대·기아차의 주요 협력사인 자동차 공조시스템 생산업체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4분기 성적이다.

자동차 완성차와 대형부품 업계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온 호실적이라 의미가 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 지원 프로그램, 협력사 글로벌 기업 성장 힘 보태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삼성과 현대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의 기술, 금융, 인력 등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이 결실을 내고 있다.

실제 한온시스템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주요 배경으로 현대·기아차의 동반성장 노력이 꼽히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 R&D(연구개발) 기술지원단’과 '레지던스 엔지니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의 기술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에 부응해 한온시스템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전동 컴프레서(압축기)를 양산한 이래 친환경 공조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2016년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공조장치에 고효율 히트 펌프, 예약 공조 시스템, 개별 공조 시스템 등을 적용함으로써 전기차 주행거리 증대에 기여하며,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에 공로가 큰 업체를 우수 협력사로 지난해 선정했는데, 이 중 대상에 한온시스템이 이름을 올렸다”며 “기술역량이 높아지면서 자사의 전기차 공조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지 확대에도
주요 대기업들의 동반성장 정책은 협력사들의 매출과 기술 수준뿐만 아니라 복지 등의 확대에도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삼구아이앤씨는 SK하이닉스가 지난 2015년 6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임금공유제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제도는 SK하이닉스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상생협력의 일환이다. SK하이닉스 임직원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똑같이 10%를 추가로 내 결과적으로 인상분의 20%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임금공유제를 통해 지난 2016년에만 삼구아이앤씨를 비롯한 5개 협력사 4000여명의 직원에 66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이 돈은 해당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활용됐다. 지난해에도 약 5000명가량의 SK하이닉스 협력사 직원이 이 제도를 통해 매달 1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바 있다.

어은진 삼구아이앤씨 과장은 “대기업의 지원으로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이 덕분에 일의 능률도 오르고 사기도 진작돼 곳곳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질적 성장... 사회공헌도 선순환 이뤄
국내 산업 생태계 확장의 기반이 될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도 속속 과실을 맺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C랩’을 통해 2012년부터 지금까지 200여개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육성했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의 국제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18’에서 기술력을 선보일 정도로 그 질도 높아졌다. CES 2018에서 첫선을 보였던 C랩 우수 과제는 △휴대용 지향성 스피커 'S레이(S-RAY)' △폐 합병증을 예방하는 호흡재활 솔루션 'Go브레쓰(GoBreath)'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시각보조솔루션 '릴루미노(Relumino) 글래스' 등이 있다.

이밖에도 현대·기아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발표한 ‘2016년 신규 벤처펀드 조성 및 신규 벤처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의 신규 출자액 중 민간자본이 크게 늘었다. 스타트업 초창기인 2012년 민간자본으로 이뤄진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4827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조188억원까지 증가했다. 벤처캐피털의 총 투자액에서 민간자본의 비중도 같은 기간 59.8%에서 63.1%로 상승했다.

대기업의 상생노력이 다시 협력사의 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휴대폰 케이스 협력사인 ‘인탑스’는 서울시, 경기도 안양시, 경상북도 구미시와 협력해 차상위 계층을 돕는 ‘행복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인탑스가 지원한 차상위 계층 이웃은 총 4만2000여 가구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는 ‘톱텍(공장 자동화 설비 업체)’도 소외계층 등에 물품지원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본사가 소재하고 있는 아산시를 통해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동반성장 노력이 결과물로 나오면서 그 파급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져,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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