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세상 바꾸다] ⑧ 사회공헌 씨앗, 더 나은 세상 위한 ‘변화의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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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3-1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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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의인상 받은 시민들 이웃에 상금 기부로 나눔확산

  • 삼성드림클래스 수강한 중학생 대학생 돼 강사로 참여

  • 근로시간 단축 '워라밸' 향상 등 사회문화 변화도 노력

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⑦ 협력사 성장‧스타트업 육성…대기업 상생 ‘결실’
⑧ 사회공헌 씨앗, 더 나은 세상 위한 ‘변화의 꽃’ 피우다
⑨ 똑똑해진 소비자들 착한기업 응원으로 ‘응답’
 

지난 1월 11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2018년 삼성드림클래스 겨울캠프'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본인의 진로를 설계해보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이 사회공헌이라는 이름으로 뿌린 '씨앗'이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된 'LG의인상'이 대표적 사례다. 의인상을 받은 시민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상금을 다시 기부하면서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LG는 2015년 3명, 2016년 25명, 지난해 30명, 올해 8명 등 총 66명의 의인들에게 의인상을 수여한 바 있다.  

일례로 지난해 2월 전남 진도 해상에서 선원 7명을 구한 김국관 선장은 상금 1000만원을 신안군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김 선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공부하는 후배들이 지역을 빛내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장학금을 기부했다”며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했다.

지난해 3월 경기 용인시에서 불길이 치솟던 이웃 철물점에 쓰러져 있던 남성을 구조한 장순복씨는 용인 구성초교 오케스트라 창단을 위해 상금을 썼다. 그는 "평소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공연할 기회가 마땅치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의인상을 수상하게 돼 상금을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물속에 빠진 여성을 구조한 이태걸 경사, 불길 속에 갇힌 90대 할머니를 구조한 박종우 경사, 주택가 화재 현장에서 본인의 크레인으로 일가족 5명을 구한 원만규씨 등도 상금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중학생들의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하는 '삼성드림클래스'도 이같은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드림클래스에 참가해 도움을 받았던 중학생들이 다시 배움을 전해주는 대학생으로 성장해 강사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2013년 중학생 시절 캠프에 참가했던 김민지씨(고려대 1학년)는 "중학생 때 받았던 도움을 나눠주고 싶어 캠프에 강사로 참여했는데, 중학교 후배를 만나게 됐다"며 "캠프가 끝나도 계속 학습과 진로에 대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드림클래스에는 지금까지 중학생 6만5000여명, 대학생 1만8000여명이 참여해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고있다. 
 

지난 2월 24일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진행된 '사회적기업가 MBA'의 네 번째 졸업식에서 남석현 코리안브로스 대표(앞줄 왼쪽)와 최광철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앞줄 오른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뒤로는 4기 졸업생들의 모습. [사진=SK제공]


◆ 개인 아이디어·기술 지원··· '새로운 기회' 만들어
개인의 아이디어, 기술 등에 대한 지원도 세상의 또 다른 변화를 이끌고 있다.  

SK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이 함께 설립한 ‘KAIST 사회적기업가 MBA’의 경우 사회적 기업 방식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신설된 과정으로, 올해 2월까지 총 6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중 16명은 새롭게 사회적 기업을 창업 혹은 기존 창업 모델을 확장했고, 1명은 사회적 경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창업 모델로는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물통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가방을 '1 for 1' 형태로 기부하는 ‘제리백’ △맞춤형 무술 치유를 통한 정신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챌린지투체인지(CTOC)’ △시니어 치매예방을 돕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캐어유’ 등이 있다. 

4회 졸업생 남석현 코리안브로스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사회적 기업 창업을 준비할 수 있어 매우 귀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가로서의 철학과 소명을 잊지 않고 기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온 '투모로우솔루션'도 시민의 아이디어를 직접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시민들이 사회 현안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삼성전자 임직원과 전문가 멘토가 함께 실행에 옮긴다.

지난 2016년 동두천 소방서 소방관인 한경승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서 앞이 보이지 않아 쓰러진 할아버지를 구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하고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 아이디어를 냈다. 이후 자발적으로 참여한 임직원 5명이 9개월간 기술을 발전시켜 완제품을 제작했고, 전국 소방서에 기부해 보급까지 이뤄졌다. 

◆ 근로환경 등 '사회문화' 바꾼다
이밖에도 기업은 근로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향상시키는 등 사회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2016년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69시간이다. OECD 회원국 중 멕시코(2255시간), 코스타리카(2212시간)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근로시간이 길다. 

최근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본격 실행에 앞서 자체적인 변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 52간 근무에 돌입했고, 최근 '근태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조기 정착에 힘쓰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LG전자 등 전자계열사에 이어 그룹 전체로 주 52시간을 상반기에 확대할 방침이다. SK그룹 역시 SK텔레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일부 계열사에 시범 적용 중이다. 한화그룹 역시 법 규정에 맞춰 시행을 준비할 계획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고모씨는 "아직 정착돼 가는 과정이라 매일은 아니지만 5시에 퇴근하는 날은 저녁있는 삶이 가능해져 근무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 가정의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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