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청년일자리대책]文정부 숙제 ‘에코세대’…“시대도 상황도 사람도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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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3-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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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력한 만큼 결실 맺은 과거세대와 다른 에코세대

  • 20~30대 청년층 경제‧사회 구조적 문제로 안정적 좇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및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각 부 장관들의 청년 일자리 대책 보고를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에코세대(1991~1996년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급한 일자리대책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40만명에 육박하는 에코세대가 2021년까지 노동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부는 단기성 지원정책만 내놓은 상황이다.

에코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안정성’이다. 지금부터 늙어서까지 자신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재정적 안정과 인생을 즐기기 위한 여가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임금격차를 이유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지만, 평생직장으로서 중소기업이 안정성을 갖췄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중소기업이 견고하고 지속적인 경영을 이어가도록 승계 등의 지원책이 마련되거나 중견기업 이상으로 성장한다면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회보장 시스템 구축을 통한 안정적 노후보장도 전제돼야 한다. 단순히 단기적인 자금지원 수준을 넘어선 경제‧사회 전반의 시스템 개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에코세대의 안정성은 과거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말하는 주거 안정, 386세대(1960년대생)의 정치적 안정, X세대의 개성‧개인주의에 대한 자유와 명확히 구분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한창 경제활동을 할 시기인 1980년대 중소기업 임금은 대기업의 97%였다. 지금은 60%대다. 이마저도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53% 수준이다.

당시에는 비정규직도 없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이 주어졌고, 가족의 안정을 의미한 내집 마련의 꿈도 손에 잡혔던 시기다. 저임금‧장시간 노동도 마다하지 않은 ‘노력’ 세대다.

386세대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쯤에는 민주화 운동과 산업화‧고도성장 시기다. 1990년 중반까지 고도성장기의 높은 경제성장률 수혜는 경제주체들에게 고르고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이 당시 대학을 나오면 일자리는 당연히 따라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엔 당연시되던 직장 구하기가 점차 고학력자로 쏠리게 된다. ‘학력주의’ 태동기다.

이들의 자녀 세대가 바로 에코세대다. 일각에서는 1차 베이비붐 세대의 ‘노력’과 부모세대의 ‘학력주의’가 결합돼 영향을 받은 세대라고도 평가한다. 스펙을 쌓고,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강도 높은 사교육에 시달린 세대다.

그러나 경제‧사회에 뿌리 깊게 내린 양극화로 상황이 이전 세대와 크게 달라졌다. 노력이나 대학 진학만으로는 평생직장을 구하기 어렵게 됐고, 주거문제 해결이 최대 과제가 됐다.

과거 당연시되던 것들이 실현 불가능한 영역이 되면서 결국 연애‧결혼‧육아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로 내몰렸다.

학력 상향평준화로 에코세대가 임금이 높은 대기업 지원에만 몰리면서 중소기업은 손이 부족해진 구조적 문제를 낳기도 했다. 일자리 총량을 걱정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일자리 질이 가장 큰 숙제가 됐다는 뜻이다.

에코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결혼을 선택으로 생각하고, 고령사회 진입으로 노후를 걱정해야 하다 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점이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공무원을 준비하는 ‘공딩족(공무원+고딩)’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에코세대는 노력만으로 산업화를 이룬 고도성장기 시절 과거 세대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이런 이해가 없이 몇년간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서 중소기업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거나 양질의 일자리로 이해하는 청년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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