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신탁업계 과도한 이익? 금융당국 인식 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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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3-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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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이미 포화 상태… 추가 설립으로 과열경쟁 벌어지면 공멸"

 

정부가 부동산신탁사들이 시장 독과점으로 과도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고 추가로 신탁사를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신탁업계는 이러한 정부의 평가가 과장됐다면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부동산 시장도 침체 국면에 접어들어 업황 전망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중으로 부동산신탁사의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개편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정부 업무보고에서 추가로 부동산신탁사를 인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기존 부동산신탁사들의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5%에 달할 정도로 과도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영업효율성을 측정하는 기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부동사신탁사들의 순이익은 5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나 성장했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신탁사 추가 설립을 허용해 업계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시탁, 대한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아시아자산신탁, 국제자산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무궁화신탁 등 부동산신탁사 11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신탁업계는 정부의 인식이 과장돼 있다며 거세게 반발한다. ROE가 25%까지 오른 것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주택시장이 수년간 호황을 보였고, 특히 일부 대형사들이 차입형 토지신탁 규모를 크게 늘린 데 따른 것이라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탁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직접 사업비를 조달하는 등 실질적인 시행사 역할을 수행한다. 자기자본을 투입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만큼 수익성도 높다. 차입형 토지신탁에는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대형사들이 주로 나서고 있다.

이외에 다른 중소 신탁사들은 4000억원 규모의 비차입형 신탁에 집중하고 있다. 즉 2~3곳의 부동산신탁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4000억원대의 시장을 두고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차입형과 달리 비차입형은 단순히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체가 늘어나게 되면 과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경기도 둔화되고 있어 수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등 업황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추가 신탁사가 설립될 경우 일부 중소 부동산신탁사들이 문을 닫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추가 신탁사 설립으로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 일부 중소 신탁사들의 부실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신탁사가 문을 닫아 사업장이 부실화되면 분양자들에게도 큰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ROE는 업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이를 잣대로 업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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