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역대 전직 대통령(전두환, 노태우, 고(故) 노무현, 박근혜)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록을 더듬어 전직 대통령이 포토라인 앞에 섰을 때 어떤 지지자들이 곁을 지켜줬는지 알아봤습니다.
2. 박근혜
포토라인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혐의 피의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가 이뤄진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무효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의 뒤에는 '태극기 부대'가 있었습니다. 태극기와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흔들며 "누명탄핵!", "계엄령을 선포하라!", "국회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3. 노무현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출두 모습[사진=연합뉴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이른 아침 검찰 출석을 위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나섰습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가 이유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노무현사료관]
봉하마을에서 서초구 대검청사까지 고 노 전 대통령의 곁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줄임말) 회원들이 있었습니다.
노사모 회원들의 손에는 노랑풍선이 들려있었습니다. '믿으니까 노무현!',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합니다' 등의 피켓을 흔들며 "정치보복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4. 노태우
노태우 전 대통령은 40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앞에 섰습니다. 먹고 살기 바빴다는 시대 탓으로 돌려야 할까요? 아니면, 정치인 팬심이 생겨나기 전이라 그랬을까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는 없었습니다.
5.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핵심측근들과 경호원에 둘러 싸인 채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대국민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찰은 1995년 12월 2일 내란죄 등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 출석을 통보합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사저 입구 골목에서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합니다.
"검찰의 태도는 더 이상의 진상규명을 위한 것 이라기보다는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저는 검찰의 소환 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거부하겠다는 뜻이죠.
성명 후 전 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 가서 참배하고 경상남도 합천군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을 도주로 간주하고 군 형법상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12월 3일 구속했습니다. 고향에서 바로 경기도 안양시의 안양교도소로 구속돼 포토라인에 설 순간도 없었습니다.
6. 번외, 문재인
2013년 11월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도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얼굴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 6일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2013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안개꽃을 들고 서울중앙지검에 모였다. [사진=연합뉴스]
그날 중앙지검에는 안개꽃으로 가득했습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안개꽃을 들고 기다리고 있던 것이지요. 이들이 안개꽃을 든 이유는 문 대통령의 군 복무 일화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의 군 복무 시절 김정숙 여사가 첫 면회를 왔다고 합니다. 통상 군인이라면 면회자가 먹을거리를 가지고 올 것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김 여사는 통닭 등 먹을거리가 아닌 안개꽃을 한 아름 가져왔던 것입니다.
18대 대선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2012년 11월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유세에서 문 후보의 아내인 김정숙 여사가 문 후보에게 안개꽃을 선물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덕분에 문 대통령과 내무반 장병들은 통닭이 아닌 안개꽃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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