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장관 교체 후폭풍 주목...대북정책 등 외교정책 더 강경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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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3-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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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 수장' 틸러슨, 쓸쓸한 사퇴..."트럼프와 대립 깊어진 탓"

  • 대북 해법 등 이슈 두고 엇박자...美대외정책 강경해질 듯

  • 외신 "폼페오 국무 내정자는 매파...안보이슈 영향 불가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사진=연합/AP]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전격 경질되었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틸러슨의  후임으로 내정되면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힘에 기반을 둔 대화' 기조를 예고하고 있다. 

◆틸러슨 해임 언질 못받아···"대북해법 등 트럼프와 대립"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퇴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경제·외교적 압박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대 압박 작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 뒤 "존 설리번 부장관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오는 3월 31일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국무장관 교체와 관련해 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등 주요 정책을 두고 틸러슨 장관과 대립해왔다며 이들의 관계 악화를 이유로 꼽고 있다. USA투데이, CNN 등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 러시아 스캔들, 대북 정책, 아프가니스탄, 파리기후협약 등 5대 외교 이슈에서 틸러슨과 대립했다"며 "특히 대북 해법을 두고 갈등을 빚은 것이 이번 국무장관 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은 '북핵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입장이 같았으나 접근법에서는 다소간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등의 수사법을 사용하면서 '군사 옵션'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강경한 대북 대응을 시사한 반면, 틸러슨 장관은 '외교 해법'을 내세우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한 지난 8일에도 틸러슨 장관은 "대화까지 갈 길이 멀다"며 엇박자를 보였다.
 

9일 일본 도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얼굴이 비춰진 대형 전광판 앞을 한 보행자가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AP]


◆외신 "폼페이오 美국무 지명자, 매파 성향···안보이슈 영향 주목"

북핵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4~5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각각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 국무장관 교체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부 내부에서도 외교 공백에 대한 부담이 커지겠지만 무엇보다도 다소 즉흥적이고 무모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제동을 걸어왔던 틸러슨의 사임으로 미국 외교정책이 좀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차기 국무장관과 CIA 국장으로 내정된 인물들이 '매파' 성향의 강경파 인사라는 점도 이런 우려를 부추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우리의 새 국무장관이 될 것이다. 멋진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새로운 CIA 국장을 맡게 될 지나 해스펠은 첫 여성 임원"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김정은이 몇 달 뒤 핵무기를 미국에 보낼 능력을 갖추게 될 것", "남북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변함없이 핵무기를 추구할 것" 등의 대북 발언을 했던 대표적인 강경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스펠은 지난 9·11 이후 테러리스트를 심문할 때 비밀구치소에서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던 전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보도를 통해 "앞으로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틸러슨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이후 대북 정책의 방향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며 "폼페이오가 북한 지도부 암살을 비롯한 북한의 정권교체를 밀어붙였던 전력이 있던 만큼 북한이나 이란을 포함한 주요 안보 이슈에서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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