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소환된 검찰청 서문 양 옆 "구속수사 촉구" vs "보복수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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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기자
입력 2018-03-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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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면 잘 살 수 있다고 했잖아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기 전인 9시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문 앞에서 60대 여성 김 씨가 손수 쓴 피켓을 든 채 눈물을 글썽였다. 피켓을 들고 혼자 나온 그는 “국민들에게는 열심히 살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해놓고, 4대강과 다스 비리의 진실은 무엇이냐”고 넋두리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기로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앞서 검찰청 서문 앞은 집회를 준비하는 여러 시민단체들로 북적였다. 민주노총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진보단체들은 오전 9시부터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대통령을 ‘권력을 사유화한 중범죄자’라고 비판했다. 4대강 비리 수사를 촉구하는 환경단체의 모습도 보였다.

일부 취재진들만 검찰청 출입이 허용돼 다른 시민단체들은 입구 인근에서 집회와 항의를 이어나갔다. 9시27분께 이 전 대통령이 타고 있던 차량이 지나가자 이들은 입을 모아 ‘이명박을 구속하라’를 외쳤다.

서문 양 옆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를 찬성, 반대하는 집회가 각각 동시에 열려 대비를 이루기도 했다. 왼쪽에서는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이, 오른쪽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집회를 이어나갔다.

14일 오전 9시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문 앞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최영지 기자]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나가는 시민단체들은 “4대강 비리에서부터 자원외교, 방산비리와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사건 등을 다 수사해 잘잘못을 다 밝혀내야 한다”며 “다스가 누구 것인지는 본인만 빼고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외쳤다.

혼자 나온 최이남씨도 “MB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인천에서 왔다”며 “이 전 대통령은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었고 본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이권을 잡았던 것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50여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한 시민단체는 이번 소환이 있기 전인 지난 10월부터 매 주말마다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 구성원인 조인태씨는 “우리는 서로 모르던 사람들인데 MB 수사 촉구를 원하면서 모이게 됐다”며 “MB 수사가 시작되기까지 마중물이 되고자 매주 전국에서 MB 집 앞으로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오늘 검찰 소환이 됐기 때문에 해단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오전 9시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문 앞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검찰 수사 중단을 외치고 있다.[사진=최영지 기자]


MB 구속 수사를 외치는 시민들의 반대편에서는 보복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지자들이 몰려 있었다. 이들은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이들보다 적었지만 ‘정치검찰 각성하라’는 피켓을 들고 “보복 수사를 중단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며 “보수를 재건해서 이 전 대통령을 지킬 것”이라고 외쳤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재오 전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이 전 의원은 “이재오는 검찰에서 중형을 구형하더라도 법원에서는 무죄가 나올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께서 오늘 아침 검찰 소환 전에도 아무 잘못이 없으니 곧 다 밝혀질 것이라며 편안해 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검찰청에 도착해 준비해 온 입장문을 낭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바라건데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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