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이나 패싱 우려 없다” 거듭 강조···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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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철 기자
입력 2018-03-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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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구시보 사평서 '북미회담 환영' 수차례 강조…불안감 드러내

  • 中 전문가 "북핵 문제 북미 간 문제 거듭 강조 차이나 패싱 불러"

[=사진 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처]

한반도 문제 중재자를 자처해온 중국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서 '패싱(건너뛰기)'을 당한 모양새가 빚어져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 대화와 접촉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해빙모드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고 그 결과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일정도 잡혔다. 중국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 중국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그러나 얼마 전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반도 정세 극적 변화, 중국 어떻게 해야 하나’란 제목의 사평에서 불안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평은 “한국 측에 따르면 북미회담이 5월 말 전에는 개최될 것”이라고 전하며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회담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이러한 파격을 환영하고 중국은 이를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평은 “한반도 정세에 극적인 변화가 거듭되면서 중국이 어떻게 대처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중국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사평은 “한반도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비핵화와 평화, 안정으로 이는 중국과 남북관계의 득실과 그것이 대국 간 경쟁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평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항미원조(抗美援朝, 6.25 전쟁)' 이후 중단됐다”면서 중국과 북한은 정상적 국가 관계로 이데올리기적 연결고리만 남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사평은 “북·중관계는 호혜 평등적 협력에 있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대량 무상 지원은 오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평은 “오늘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중국의 국력 신장과 지정학적 조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은 국제 제재를 결정할 수 있고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국가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고, 독자적으로 (남북) 한쪽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반면 사평은 한반도 정세가 중국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근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雙中斷,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이 나타났고,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도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사평은 “최근 2년간 중국은 유엔이 주도해온 대북제재에 참여해 왔고, 대북 해상 봉쇄 등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극단적 조치는 저지하면서 북·미 양국 간 관계 회복의 여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사평은 “중국은 처음부터 북핵 문제에 있어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최근 정세 변화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의 목표가 실현된다면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평은 “과학기술 발전과 국제정세 변화로 북한이 중국의 지정학적 보호벽으로써 갖는 가치가 퇴색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을 존중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권위를 수호해 평양과 워싱턴의 비핵화 조건 협상에서 북한이 정당한 권익을 지킬 수 있게 돕고, 계속해서 균형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평은 “한반도 정세 완화는 이제 막 시작했고, 앞으로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중국은 원칙을 고수하고 현재 변화에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계속 보호하고 지지한다면 중국의 이익이 패싱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바람도 내비쳤다.  

장롄구이(張璉瑰)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지난 11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와 인터뷰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 “미국의 강력한 대북 압박으로 북한은 핵 문제에 있어 전환적 변화를 선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중국이 북핵은 북·미 간의 문제임을 계속 강조한 것이 한반도 비핵화 해결 과정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하며 ‘차이나 패싱’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서 중국의 근본적 이익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 중국의 중대한 안전 이익에 관한 문제에 있어 방관자가 아닌 중요한 이해당사자로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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