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재계 답하다] ④ 대기업, 동반성장 실천···협력사 경쟁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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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3-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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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1차 협력사와 납품단가 협상서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1조 규모 상생펀드 운영

  • 현대차, 2·3차 중소부품협력사에 경영안정자금 지원 '상생협력기금' 500억 출연

  • SK, 협력사 일자리 확보에 적극 나서···LG, 컨설팅·저금리 대출·무료교육 등 지원

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④ 대기업, 동반성장 실천···협력사 경쟁력 높인다
⑤ 지역사회 활기 불어넣는 기업투자
⑥ ‘공유경제’ 새 성장모델로 국내기업 사업 확대 나서

"중소협력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내에서 인력, 기술, 자금 등을 더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활성화하겠다."(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R담당 부회장)

“협력사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앞장서겠다."(올해 신년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껍질을 깨는 방식으로 종전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이 되자."(SK그룹 2018년 신년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협력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할 계획이다."(김동연 부총리의 LG 현장 간담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들이 올해 상생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협력사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부터 기술개발 지원, 인재 확충에 이르기까지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이 곧 자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재계, 상생 프로그램 강화로 동반성장 실현
재계의 맏형인 삼성은 그 선봉에 서고 있다. 최근 1차 협력사들과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협력사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정부가 강조하는 동반성장에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들과 함께 총 4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대금도 지난 설 연휴 이전에 조기에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국내 업계 최초로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금 지원을 통해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데 앞장서 왔다. 일례로 지난해 6월부터 새롭게 도입한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들 수 있다. 이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프로그램이다.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의 월 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최저임금 지원, 일자리 확보, 부품 개발 지원 등 각양각색 상생활동 
현대차그룹도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2·3차 협력사의 최저임금을 지원하기 위해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하고 올해 상반기 내 전액 집행한다.

또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해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2·3차 협력사는 5000여곳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설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 등 5개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4000여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물품대금 1조3964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했다.

SK그룹은 협력사들의 일자리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주요 관계사 사업장이 모여 있는 울산에서 지역 협력사 24곳이 참여하는 ‘2017 SK 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SK종합화학을 비롯한 SK이노베이션 계열사와 SK건설, SK케미칼, SK가스 등의 울산지역 협력사도 참여해 현장 채용을 진행했다.

채용박람회에는 지난 2016년까지 지역 대학생과 특성화고교생 6000여명이 참가해 이 중 354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LG그룹은 LG전자를 필두로 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핵심 계열사들이 주축이 돼 상생에 힘쓰고 있다.

실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창원R&D센터에서 열린 '2017년 LG전자 협력회 워크숍'에서 "LG전자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다"면서 "협력사도 생산 현장의 혁신활동, 설비 자동화 등으로 제조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제조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추진 중인 생산라인 효율화, 고효율 생산시스템, 지능형 자율 공장 구축 등은 협력사를 포함한 제조 전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지원 △무이자·저금리 대출 △신부품 개발 지원 △무료 교육 지원 등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협력사의 발전이 곧 자사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철학 아래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향후에도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와 파트너십 구축 등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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