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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스캔들' 문서 조작에 日정치권 소용돌이...아베노믹스도 휘청

문은주 기자입력 : 2018-03-13 14:19수정 : 2018-03-13 14:58
아소 다로 日 부총리 사임 가능성 일축..."원인 규명이 내 할 일" 아베 총리 대국민 사과에도 논란 가속...의회 여야 대치 극명 개헌 위한 3연임 최장기 총리 기대 물거품 위기...중도 사퇴 요구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사카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을 둘러싼 일본 정부의 문서 조작과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일본 정치권이 격한 소용돌이에 빠졌다. 아베 정권에 대한 신뢰 하락과 함께 정치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 사과했지만···사학 스캔들 문서 조작 일파만파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13일 각료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회에 제출된 최종 문서에 총리 부인 아키에의 이름이 삭제된 것은 법령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가 관료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한 사퇴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소 부총리와 아베 총리는 현재 특정 사학 재단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이른바 '사학 스캔들'의 문서 조작 의혹과 관련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하루 전날인 12일 일본 재무성이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작성된 약 80여쪽에 달하는 총 14건의 관련 보고서 문건이 사실상 조작됐다는 점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재무성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2016년 6월 모리토모 학원과 국유지 매각 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결재 문서들로 협상 경위와 계약 내용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본건(本件)의 특수성', '특례 내용' 이라는 문구와 아베 부인 아키에의 이름 등이 적혀 있었지만, 지난해 국회에 제출될 때는 삭제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학 스캔들은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이 정부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헐값에 부지를 매입했다는 의혹 등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당시 아키에는 해당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직을 맡고 있었다. 이후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이 "아키에가 2015년 기부금 100만엔(약 1010만원)을 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다수 시민들이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등 사태가 급변하자 아베 총리는 "문서 조작 등으로 행정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정치 공방은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는 13일에도 2018년도 예산안 표결을 목적으로 하는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민진당 등 주요 야당이 문서 조작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불참하는 등 여야 대립이 계속돼 국회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정권 신뢰 하락에 '아베노믹스'도 타격 불가피

아베 총리 내외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학 스캔들은 지난해 3월 처음 불거졌지만 아베 정권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북핵위기론을 강조하면서 북한 이슈를 '여론 눈돌리기'에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대화 가능성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북한 리스크가 해소된 데다 정부의 조직적 문서 조작이라는 신뢰 문제까지 겹치면서 아베 정권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게 됐다. 

당초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3연임을 달성해 2021년까지 집권하는 역대 최장기 총리가 되려는 야욕을 보여왔다. 전력(戰力) 보유를 금지한 일본 헌법 9조를 개정해 전쟁가능국가로 변신시키려는 개헌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러나 집권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격화되고 있는 만큼 중도 사퇴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아베노믹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5주년을 넘긴 올해 초만 해도 유효구인배율(구직자수에 대한 구인수의 비율)이 치솟는 등 일본 경제가 원만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직전 분기보다 0.4% 증가해 8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성장하면서 30여년만에 최장 기간 확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후임 일본은행 부총재 지명이 늦어지는 등 경제 개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비즈니스 타임스는 전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부총재직은 일본 여야 양당의 투표로 승인이 이뤄진다. 글로벌 자문사인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토비아스 해리스 부회장은 "사학 스캔들을 둘러싼 폭탄이 국회를 통해 의제를 움직이는 일본 정부의 능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5%로 지난달 대비 6%p 하락했다.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도 3.4%p 빠진 35.4%를 기록했다. NHK가 2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8%로 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학 스캔들 관련 문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향후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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