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높아진 무역장벽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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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김온유·김지윤 기자
입력 2018-03-1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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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전자, 자동차,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강화에 원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관세 절벽발 수출 절벽 등 최악의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美 보호무역 조치에 韓 수출 '먹구름'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2년 연속 무역 1조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반도체가 슈퍼사이클 호황에 진입해 1조 달러를 견인했지만, 현재는 악화된 대외 여건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대가 가장 큰 난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전쟁에 불을 당겼다. 최근에는 수입 철강에 대해 사문화된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앞세워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철강사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의 3~4% 수준에 불과해 예상보다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급처 다변화 측면이나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를 위주로 보호무역조치 강화에 따른 손실이 예상을 뛰어넘어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를 무대로 독주해 왔던 전자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외 여건이 변화하면서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지난 6일 임원 세미나에서 "연초부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대내외 사업여건이 악화됐다"며 "계열사들의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다음 목표로 예상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아 더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 자동차를 포함한 전략 수출 품목들이 언급되고 있어 향후 대처가 상당히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수출 실적은 갈수록 둔화하는 모양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다만 2월에는 수출 증가율이 4%에 머물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특히 수출물량 증가율은 작년 11월 2.4%에서 12월 3.8%로 늘었다가 올해 2월에는 -2.4%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예상을 하회했다"며 "수출 경기의 성장 견인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 통상압력 완화 외교 적극 전개해야"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통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가 주요 기업 44개사에 통상현안을 설문한 결과를 보면, 30%는 정부의 최우선 통상정책 과제로 '미국 보호주의 통상압력 완화 외교'를 꼽았다. 이어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지원(25%)', '신흥국 비관세장벽의 실질 해소(22%)' 등의 순이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외교·통상 분야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 절벽발 수출 절벽 등 최악의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와 추가협상, 한미 FTA 재협상으로 한국이 조기에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계 고위 임원은 "관세 전쟁발 수출 절벽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내수 경기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가 고용정책 목표를 일자리 확대가 아닌, 일자리 창출 능력 확대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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