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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포기는 카자흐 모델 벤치마킹했을 가능성"

강경주 기자입력 : 2018-03-09 16:18수정 : 2018-03-09 16:35
전 카자흐대사 백주현씨, 언론 기고에서 지적해 눈길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정의용·서훈 대북특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고 오면서 가지고 온 성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정의용 특사가 청와대에서 방북 성과를 브리핑했을 때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는 사실이 그 성과를 대변한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안 비핵화 6원칙을 받아들이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에게는 핵개발에 눈이 먼 전쟁광 정도로 인식이 됐던 그가 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모습을 보일 줄은 국민들은 물론 문 대통령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의견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5월까지 만남을 갖자며 화답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친 말 폭탄으로 서로를 겨누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두 국가 사이에 유화적인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그런 가운데, 세간의 관심은 과연 북한이 어떤 방법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그 관심에 대한 답을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의 칼럼에서 일부 엿볼 수 있다.

백 전 대사는 내일신문 칼럼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가 카자흐스탄의 모델을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백 전 대사의 말에 따르면 1992년 신생 독립국이었던 카자흐스탄은 국제 사회에 핵무기를 완전하게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카자흐스탄의 내부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카자흐스탄에서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핵 폐기를 추진하자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핵무장은 필수라는 반대론자들과 경제발전과 국가건설을 위해 외부로부터의 투자와 협력이 필수라는 찬성론자들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했던 기준은 바로 자연보호와 후손들이었다. 소련은 카자흐스탄 북동부 세미팔라틴스크에서 지상과 지하 핵실험을 500여회나 실시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핵실험으로 인해 독일 영토보다 더 큰 지역이 심각하게 오염되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이렇듯 카자흐스탄 핵무기 포기는 남한과 북한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백 전 대사는 전했다.

북한의 핵개발은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안보 위협임은 물론, 계속되는 풍계리 핵실험으로 인해 자연을 훼손하고 인공지진을 유발해 대재앙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과 카자흐스탄은 자원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자흐스탄은 핵무기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함으로써 풍부한 에너지자원 개발을 위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쉐브론, 엑슨모빌 등 메이저 에너지회사들과 협력해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풍요로운 국가로 발돋움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중앙아시아라는 지리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자신들의 풍부한 자원을 개발하면서 외자를 유치해 경제발전을 꾀하며 유라시아 실크로드의 기착지로서 지정학적인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카자흐스탄의 모델을 따른다면 남한은 지정학적인 '섬'에서 벗어나고 북한은 하나된 한반도로서 동아시아의 이른바 '긁지 않은 로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진=AFP 연합뉴스]


북한이 먼저 깨달아야 할 역사는 그들과 같은 노선을 걸었던 더 크고 강한 국가들마저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해 경제 성장을 꾀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면 리비아의 카다피처럼 된다는 피해의식은 버리고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처럼 국가재건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이제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물꼬가 간신히 트였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북한이 백 전 대사의 말처럼 카자흐스탄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한국과 미국의 공조는 더욱 굳건해야 하며 우리 국민들은 더 큰 관심으로 지켜봐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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