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광고모델 4년만 재등장한 사연…갤럭시S9 中 상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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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3-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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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 점유율 반등 위해 스타 마케팅 재가동

  • 中 젊은층 반응 호의적, "다시 친근감 느껴"

  • 가격인상 최소화·영업망 재편 등 성과 주목

삼성전자 갤럭시S9 광고모델을 맡은 중국 배우 징보란(위)과 주야원.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1.7%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다. 이 어울리지 않는 수치를 만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변화를 택했다.

4년 만의 스타 마케팅 시도, 신제품의 가격 인상폭 최소화, 현지 영업망 재편 등.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에 힘입어 권토중래의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中 유명배우 징보란·주야원 구원투수 등판

지난 6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S9 발표 행사장에 중국인들에게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중국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 '착요기(捉妖記)' 신드롬의 주인공 징보란(井柏然).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다.

그가 주연을 맡은 착요기 1편은 50억 위안(약 845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16일 춘제(음력 설) 당일에 개봉한 2편은 하루 만에 5억5000만 위안(약 930억원)을 벌어들여 개봉일 기준 흥행 성적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 출시를 앞두고 징보란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갤럭시S5가 출시된 2014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등장한 공식 광고모델이다.

또 한 명의 중국 배우가 갤럭시S9 마케팅에 동원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를 홍보할 주야원(朱亚文). 지난해 중국의 건군 9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전쟁 영화 '건군대업(建軍大業)'의 주연이다.

삼성전자는 바닥까지 추락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들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7%로 집계됐다.

2014년 2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상위권은 화웨이(19.6%), 오포(18.4%), 비보(16.6%), 샤오미(12.5%)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이 석권했다.

삼성전자가 광고모델 기용을 중단한 것은 자신감의 발로였다. 중국에서 구축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디자인과 기술력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과 중저가 제품 중심의 시장 재편, 삼성전자의 독주에 대한 중국 내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건은 당시 한·중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과 맞물리면서 직격탄이 됐다.

결국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내놓으면서 중국 업체들이 애용하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기로 했다. 중국 내 6대 스마트폰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활약하는 연예계 스타는 20여명. 각사당 2~3명 꼴이다.

일단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징보란과 주야원이 갤럭시S9 모델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중국 젊은층의 소비 심리 자극에 성공했는지 "삼성 브랜드에 다시 친근감을 갖게 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물론 "콧대 높던 삼성이 자존심을 버렸다"는 냉소적인 댓글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게 사실이다.
 

김계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오른쪽)이 지난 7일 중국 매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봉황망 제공 ]


◇갤럭시S9 가격, 1만7000원 인상 그쳐

삼성전자는 가격 측면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갤럭시S9의 출고가는 5799위안(약 98만원)으로 전작인 갤럭시S8보다 100위안 정도 올랐다.

갤럭시S7(4888위안)에서 S8로 넘어가면서 출고가가 800위안 가까이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가격을 최소한으로 인상하려 한 의지가 읽힌다.

이에 대해 권계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스마트폰 부품 원가가 크게 올랐지만 갤럭시S9 가격은 소폭 인상되는 데 그쳤다"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벌일 의도는 없다"며 "이윤을 고려한 것 아니고 그동안 삼성전자를 지지해 준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지나치게 고가라는 중국 내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갤럭시S8 가격을 4000위안대로 낮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빅스비 중국어판을 업그레이드한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는 등 소비자 친화적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권 부사장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스마트폰 판매 업무를 총괄한 영업통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중국 부임과 동시에 영업망 재편에 나섰다.

중국 내 7개 지사와 32개 지역사무소를 23개 분공사(지역본부)로 단순화하는 게 골자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시장 대응을 위한 결정이었다.

23개 분공사 중 14개는 중국인이 맡아 운영하도록 했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면서 경제협력 관계가 정상화하고 있는 시점에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인 갤럭시S9의 중국 상륙 작전이 시작됐다.

중국 시장을 되찾기 위한 삼성전자의 안간힘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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