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주열 한은 총재 '유임' 깜짝 결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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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3-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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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이 총재 연임은 한국은행의 중립성ㆍ자율성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

청와대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연임한다고 밝힌 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기자실에서 이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3월말 임기를 마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설이 계속 제기되기는 했지만 대세론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깜짝 발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유임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은행의 중립성·자율성을 보장해 우리나라도 통화정책에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다른 나라를 보면 중앙은행 총재가 오랜 기간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끄는데, 우리나라는 그러지 않다"며 "우리나라에도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를 오래 보장하는 제도가 적용 가능한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청와대는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 검증을 하면서 중앙은행 총재 연임으로 성공한 국내외 사례들도 함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19년, 벤 버냉키 전 의장이 8년을 활약했다. 저우 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2002년부터 1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총재 임기는 8년이고, 영란은행의 경우 연임이 가능하다. 또 스위스와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임기는 각각 6년, 7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대체적으로 한국은행 총재가 무조건 바뀌는 식이었는데, (후보자들을)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봤을 때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으면 (이 총재로) 그대로 가자"는 취지로 문 대통령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최종 후보군을 3-4명으로 좁혔고, 이광주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주열 현 총재도 포함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도 괜찮았지만 이 총재의 경륜보다 월등한 정도는 아니었다. 평가가 비슷했다"며 "같은 조건이라면 안정적인 통화정책의 지속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제계에서도 이 총재의 연임에 대해 통화정책 안정성을 제고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 등 거시경제 변수가 복합적으로 바뀌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지난 4년간 통화정책을 수행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두터운 인맥을 쌓아온 점이 자연스럽게 강점으로 부각됐다.

이 총재가 통화정책 전문가라는 점도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끌어냈다. 또 연이어 통화스와프 계약을 확대하며 외환방어막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다. 지난해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한 데 이어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또, 이 총재가 김동연 부총리 등 현 경제팀과 팀워크가 매우 좋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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