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이야기 ‘리테일 디테일’(51)]‘만병통치약’ 타이레놀, 임산부에게 안전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정수 기자
입력 2018-03-02 06: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A. 위험성 입증안됐지만 유의해야…계속 복용하면 태아 ADHD 위험 연구도 있어

[사진=아주경제 DB]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은 몇몇에겐 만병통치약으로도 불린다. 두통이나 근육통, 신경통, 감기 등 여러 통증에 폭넓게 사용돼서다. 때문에 가정마다 상비약으로 하나쯤은 비치해두고 사용하는 경우가 적잖다. 전국 곳곳에 있는 편의점에서 24시간 살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런 폭넓은 사용에는 안전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타이레놀은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용돼온 만큼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됐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보건복지부도 약에 대한 접근성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했다.

다만 모든 약에는 한 가지 난제가 있는데, 임산부에 대한 안전성이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타이레놀 역시 현재까지 임산부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입증된 적이 없다. 타이레놀은 임산부가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호주 보건당국은 타이레놀이 임산부에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널리 오랫동안 임산부도 예외 없이 먹어왔음에도 대규모 부작용 논란이 보고된 적이 없어 안전한 편으로 평가되는 정도다.

이는 약이 갖는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임산부에게 안전한가를 입증하려면 많은 임산부에게 약을 복용시키고 위험도를 살펴봐야 하는데, 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 아기를 볼모로 한 약물시험에 참가하겠다는 임산부가 있을 리도 만무하다.

하지만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덴마크 한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태아가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되면 생식기능이 감소했다며 위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한 연구팀은 임신 8~13주에 타이레놀을 복용한 임산부 자녀 중 10%, 특히 여자아이에게서 언어발달 지연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임산부가 타이레놀을 먹으면 태아에게 자폐증·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영국에서 임산부에게 타이레놀 복용 전 의사와 상담토록 권고한 것은 이러한 문제 제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 때문인지 전문가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약사는 “보고된 연구 결과들은 많은 양을 오랜 기간 먹었을 경우로 한정되는 얘기일 수 있다”면서 “이미 수십년간 사용돼왔지만 탈리도마이드 사건 같은 사례는 없었다. 혹여나 임신 기간에 종종 먹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역사적으로 꼽히는 비극적인 의약품 사고다. 1957년 독일에서 개발된 탈리도마이드는 임산부 입덧을 가라앉히는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돼 입덧 방지제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후 팔다리가 없는 기형아 5000명이 태어났고, 원인이 이 약으로 밝혀졌다.

다른 약사는 “타이레놀은 대증요법(단순 증상완화) 약물이기 때문에 참을 만 하다면 참는 것이 좋다”면서 “단 고열이 계속되는 등 증상이 심해지면 태아도 위험한 만큼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