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청단·상하이방 정조준…1인체제 구축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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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2-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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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커창 측근 비리혐의 낙마, 공청단계 압박

  • 상하이방 돈세탁 도운 안방보험 경영권 접수

  • 고위직 인선 직전 스캔들, 시자쥔 약진 예고

비리 혐의로 해직 처분된 양징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국무원 비서장(왼쪽)과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된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 [사진=중국정부망·바이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측근 인사에게까지 반부패 칼날을 들이댔다.

최근 상하이방의 자금세탁을 도운 의혹을 받는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접수한 데 이어 리커창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옥죄기에도 나선 모양새다.

중국 정치권 내 두 거대 계파인 공청단과 상하이방을 압박해 다음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앙 집권적 권력구조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고위직 인선 앞두고 연이은 대형 스캔들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양징(楊晶)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국무원 비서장을 비리 혐의로 조사 중이다.

양징은 해직 처분과 함께 직위 역시 부총리급에서 장관급으로 격하됐다. 당적은 유지했으나 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 박탈될 수 있다.

몽골족인 양징은 1993~1996년 네이멍구자치구 공청단 서기를 맡았으며 2003~2008년 네이멍구자치구 주석을 지냈다. 공청단계로 분류되는 그는 2013년부터 리커창의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양징은 기업인과 장기간 불법적 관계를 지속하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들은 양징과 교류한 기업인으로 샤오젠화(肖建華) 밍톈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샤오젠화는 지난해 1월 실종된 뒤 모처에서 뇌물공여와 자금세탁, 불법대출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청단은 물론 상하이방과 태자당(중국 혁명원로의 자녀) 수뇌부가 연루된 다수의 비리 의혹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향후 1년간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행사한다고 발표했다.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은 기소됐다.

이번 조치는 안방보험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문어발식 확장에 나서면서 다수의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우샤오후이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혁명원로 자녀들의 지원 속에 회사를 키워 왔다.

특히 해외 M&A 과정에서 상하이방의 돈세탁 및 자금 반출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는다. 안방보험이 철퇴를 맞은 것도 시진핑의 상하이방 견제 목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진핑 1인 체제 구축 '가속도'

중국 공산당은 오는 26~28일 제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열기로 했다. 국무원 등 중앙정부와 전인대, 정협의 주요 보직을 정하는 게 핵심 안건이다. 3중전회에서 결정된 인사안은 3월 초 개최되는 양회에서 확정된다.

3중전회 직전 터진 대형 비리 스캔들로 공청단과 상하이방은 사실상 손발이 묶인 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관행처럼 이어져 오던 계파별 보직 배분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3중전회와 양회를 거치며 '시자쥔(習家軍)'이 재차 약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권력의 핵심인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진핑과 측근들이 네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공청단계인 왕양 상무위원이 맡았던 경제담당 부총리는 시진핑이 또다른 측근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시진핑 1기 체제에서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를 이끌다가 지난해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퇴진한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양회를 통해 국가 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밖에 국무원 부총리와 국무위원, 장관급 인사의 상당 수 역시 시자쥔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2기 체제는 1기 때보다 중앙 집권적 성격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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