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때리세요" "경호원 부른다" 김영철 두고 싸움터 된 운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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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8-02-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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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후에도 시작 15분만에 정회

  • 민주당 "김성태, 파행위원장·생떼위원장·의회농단선두주자" 맹비판

  • 민주, 김성태 규탄 성명서 발표 VS 한국, 기자회견으로 맞불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 두번째)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 출석 여부를 놓고 파행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는 23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문제로 파행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운영위원들은 서로 삿대질과 높은 수위의 막말을 주고받았고, 고성공방으로 가득 찬 운영위 회의장은 싸움터로 변질됐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김성태 국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속개된 운영위원회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석하지 않자, 15분 만에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김영철의 방한을 청와대가 어떻게 수용했는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법안처리보다 더 우선"이라며 오전에 이어 또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와 임 비서실장을 정면 겨냥해 비판하며, 운영위 정회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임 실장을 비롯한 간부를 부르지 못하는 것은 국회가 아니다. 언제까지 청와대는 치외법권적 권력기관으로 군림할 거냐"면서 "임 비서실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국회를 송두리째 무시하고 안하무인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안건을 처리하라" "마음대로 개회, 정회하고 의사진행발언도 주지 않느냐" 등 곳곳에서 성토가 쏟아졌다.

특히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은 서로 삿대질을 하며 수차례 공방을 주고받았다. 우 원내대표는 "하늘이 두렵지도 않나. 여기가 무슨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인 줄 아나. 합의한 안건을 처리해야지. 국민의 민생을 발목을 잡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 역시 "민주당 의원들 자식이 천안함 폭침을 받았어도 그럴 거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맞서면서, "국회 운영위원자을 겁박하는 거냐. 자, 때리세요"라며 민주당을 자극했고 사태는 점점 악화됐다.

정회 선언 후에도 위원장석 주위로 여야 위원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되자, 김 위원장은 26일 오후 3시에 운영위를 소집하겠다면서 "법안 처리와 긴급현안질의를 같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한 번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시작됐고 대치 상황이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급기야 "국회 경호원을 부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잘됐다. 박용진 끌어내리라고 한 번 불러보라. 이렇게 운영하는 게 국회냐. 부르라"고 대응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 민주, 김성태 규탄 성명서 발표 VS 한국, 기자회견으로 맞불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양측은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운영위 소속 민주당·정의당 의원의 '김성태 운영위원장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김 위원장을 '국회파행위원장' '생떼위원장' '의회 농단 선두주자'라 지칭하며 "일련의 비상식적이고 독선적인 의사 진행을 강력 규탄한다"면서 "상습적 국회 파행의 장본인 김 위원장의 자중자애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3일 연속 도 넘는 언행을 일삼아 국회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주역으로 우뚝 선 국회 신기록 보유자"라면서 "마치 제동장치 풀린 폭주 열차와 돈키호테 같다"며 맹비판했다. 당초 운영위는 17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었다는 점을 밝히며, "여야 간사 협의로 열린 건데 법안 처리는 안중에 두지 않고 또다시 정치 공세 차원에서 일방적인 의사 진행을 하고 정회를 선언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임 비서실장 출석 건과 관련해서도 "갑자기 출석 요구를 했는데 국회법에 무지하거나, 국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간사 협의를 거쳐 채택해야 하고, 출석 대상에 기간을 공문으로 사전 통보해야 한다. 더구나 몇 시간 후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과 만찬 회동을 준비하는 임 비서실장을 갑자기 국회로 나오라고 요구하는 건 국익마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 역시 산회 직후 민주당이 퇴장하자 별도 간담회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운영위에 회부된 17건의 법안 가운데 민생 관련 법안이나 긴급을 필요로 하는 법안은 한 건도 없다. 김영철 같은 갑작스러운 돌발변수가 발생했다면 긴급현안질의를 열어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아야 하는데 민주당이 이걸 거부한다"며 분개했다.

그는 "법안만 처리하고 김영철 방한에 따른 배경과 앞으로 일정,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에 어느 정도 내용이 조율돼 있는지 그것을 확인하고자 긴급현안질의를 하자는 건데 왜 못하겠다는 거냐"면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부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국회 운영위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 본인이 발의한 '해외 건설인의 날' 제정 결의안을 민주당이 반대한 것을 두고선 "우원식 원내대표가 국토위에 '김성태가 관심 갖는 법안은 일절 해주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의도적으로 패싱하는 건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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