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도 살아있는 '차이나머니'...푸싱, 프랑스 명품 랑방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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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2-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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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메드 인수한 M&A 큰 손 푸싱, 23일 '랑방' 인수 선언

  • 랑방 최근 적자, 푸싱 "랑방의 명성과 전통, 중국의 성장성에 기대"

  • 차이나머니, 패션시장 공략 속도...산둥루이 최근 '발리' 인수도

[랑방 광고이미지]



중국 당국이 '비이성적 투자' 근절을 선언하며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차이나머니'의 먹성은 여전히 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럽메드를 인수한 중국 거대 민간기업인 푸싱(復星)그룹이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 '랑방(Lanvin)'을 인수했다고 증권시보(證券時報)가 23일 보도했다.

22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사인 푸싱국제(復星國際, 종목명)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의 최대주주가 됐음을 알리고 양사가 함께 협력해 세계 패션·소비품 영토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분 규모와 거래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언론이 랑방 최대주주였던 대만의 미디어 재벌 왕샤오란(王效蘭)의 지분이 75%에서 20%로 줄고 스위스의 투자자 랄프 바텔도 25% 지분을 유지해 주요 주주로 남는다는 보도를 내놨다. 이를 바탕으로 추측할 때 50% 이상 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적 악화가 이번 거래의 배경으로 꼽혔다.

랑방은 1889년 설립된 프랑스의 정통있는 명품 브랜드다. 세계 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의류, 가방 등 피혁제품, 신발, 악세사리, 향수 등을 판매 중이다. 명품시장의 빠른 팽창에 따라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2012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수석 디자니어 앨버 엘바즈가 랑방을 떠난 후 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은 23% 급감한 1억6200만 유로(약 2151억7200만원)에 그쳤고 1830만 유로 손해를 보며 10년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청윈(程雲) 푸싱국제 부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이 세계 명품시장의 '큰 손'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랑방이 적자경영에서 벗어날 힘을 '중국'이 줄 수 있고 푸싱은 랑방 고유의 시장 경쟁력과 명성을 얻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중국은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이다. 시장정보업체 베인앤컴퍼니가 발표한 '2017 중국 명품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명품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32%에 달한다. 2위인 미국은 22%로 격차가 크다.

수요가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2016년 3분기 다시 살아나면서 지난해 중국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 급증한 1420억 위안(24조1812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중국 기업의 세계 패션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푸싱그룹 산하 푸싱패션은 랑방 외에도 남성의류 브랜드인 카루소(Caruso), 톰 타일러(Tom Tailor) 등 다수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손을 뻗은 상태다.

이달 초에는 중국 대표 섬유업체 산둥루이(山東如意)그룹이 스위스 명품 브랜드인 발리(Bally)를 7억 달러에 인수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산둥루이는 앞서 일본 100년 역사의 의류기업 레나운(Renown), 프랑스 패션업체 SMCP, 영국의 디자이너 브랜드 아쿠아스큐텀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엄청난 먹성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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