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가상연애 게임’ 광고에 뿔난 대륙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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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2-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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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지난해말 출시된 가상남친 연애 모바일 게임 '롄위즈쭤런'.


#1. 같은 버스에 탄 여성들이 각자 자신들의 모바일 게임 속 ‘가상 남자친구(남친)’가 서로 같은 걸 발견하고는 질투심에 불타서 말싸움을 벌인다. 

#2. 여자 친구들끼리 노래방에서 서로 자기 가상 남친이 사준 명품백, 다이아몬드 반지 등을 과시한다.

#3. 설 연휴 고향을 찾은 '워커홀릭' 여성이 부모로부터 남친도 없냐는 잔소리에 남친이 있다고 자랑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가상남친이다. 그걸 모르는 부모는 “내년엔 남친과 함께 고향에 오라”며 잔뜩 기대하는 표정을 짓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상연애 모바일 게임 ‘롄위즈쭤런(戀與制作人·연여제작인)’ 제작사가 방영한 광고 내용이다.  가상남친과 연애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한심'하게 표현했다는 이유로 이 광고는 중국 여성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결국 해당 광고는 내려지고 회사측은 공식 사과를 해야만 했다고 신민만보(新民晩報)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가상남친과 연애하는 여성 게이머들을 현실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가상공간에 푹 빠져있는 듯 우스꽝스럽게 그렸다며 "가상연애 게임은 재미로 하는 것이다. 가상과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겠는가", "여성들의 돈으로 먹고사는 회사에서 어떻게 여성을 이렇게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는가"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해당 광고는 돈많은 남친을 가진 여성은 기세등등하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마치 실패자인 것처럼 묘사하기도 해 논란이 됐다.

결국 게임제작사 측은 "해당 광고는 자사 게임이 추구하는 '동반자' 가치관과 다르게 표현됐다"며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해당 광고는 즉각 방영 중단됐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게임을 '보이콧'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꽃미남과 가상연애하는 모바일 게임인 롄위즈쭤런은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돼 중국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게임에서는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4명의 훈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이상형을 가상 남친으로 삼는다. 가상 남친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전화통화를 하는 등의 기능도 갖춰 진짜 연애를 하는듯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게임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운로드 횟수가 1000만건 이상으로, 이중 여성이 90% 이상이다. 게임은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각종 옵션 추가는 유료다. 게임제작사 측은 하루 해당 게임으로 30만 위안(약 5000만원)의 수입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유튜브] 롄위즈쭤런이 춘제를 앞두고 방영해 논란이 된 광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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