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하라" 분노한 목소리에 드디어 규제되는 '범프 스톡'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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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2-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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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앞에서 학생들이 총기 규제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AP]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이달 15일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면서 “총기를 규제하라”고 촉구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들끓는 여론을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법무부에 ‘범프스톡’ (bump-stock)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도록 지시했습니다. 범프스톡은 반자동 소총의 자동사격을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범프스톡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출처=Ruptly]

일반 개머리판(stock) 대신 범프스톡을 달면 소총을 발사할 때 발생하는 반동으로 총 자체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매우 빠르게 당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거의 자동 소총과 비슷한 발사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워싱턴과 뉴욕을 비롯한 10개 주를 제외한 40개 주에선 자동 소총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FBI의 범죄기록 조회, 관할경찰서장 동의, 사용 용도 소명, 일정규모 이상의 자산 등 매우 까다로운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범프스톡의 작동원리. 출처=김씨]

또한 1986년 이전에 민간인 용으로 제조된 자동 소총만 구매할 수 있어 최소 수백만원에서 최대 수억원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됩니다. 만약 주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자동 화기를 소지하면 최대 10년의 징역이나 1억원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도 범프스톡은 그동안 총기 부품으로 분류돼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런 탓에 지난해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스베가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총기 난사 사건에서도 범프스톡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스베가스 총기 난사 사건. 출처=Amichai Stein 트위터]

당시 전미총기협회(NRA)에서도 라스베이거스 사건 직후 범프스톡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저지, 컬럼비아 등 일부 주에선 이미 범프스톡의 소유와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총기 관련 장비에 대한 규제 의사를 직접 밝혔으나 현지 반응이 싸늘한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너무 뒤늦은 결정인 데다 총기 규제 여론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서둘러 진화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총기 난사 사건 생존자 인터뷰. 출처=BuzzFeed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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