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여버린 中 스마트폰 시장…지난해 출하량 사상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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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윤이현 기자
입력 2018-02-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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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스마트폰 출하량 전년대비 4.9% 감소, 4억4430만대 기록

  • 길어진 교체주기, 성장세 발목…5G 스마트폰으로 돌파구 찾을 듯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8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으로 인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Canaly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4.9% 감소한 4억4430만대에 그쳤다.

중국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15.7% 감소한 1300만대로 집계돼 시장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출하량의 하락세는 2018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이 13일 발표한 ‘2018년 1월 휴대폰 시장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360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9.4% 감소했다.

2017년 제조사별 출하량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중국 현지 업체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華爲)는 전년 동기대비 18.6%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오포(oppo)는 2.7% 증가한 2위를 기록, 비보(vivo)는 0.8% 감소했지만 3위에 랭크됐다. 샤오미(小米)는 시장의 전반적인 감소 세와 달리 32.6% 증가하면서 4위를 기록했다.

출하량 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9%로 1위에 올랐다. 오포와 비보는 각각 18%와 17%의 점유율로 2, 3위에 기록됐다. 샤오미는 12%로 4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중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성장시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향후 ‘성숙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2017년 이전 중국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1년에는 전년 대비 150% 증가해 정점을 찍었지만 2013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6년에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데 그쳤다.

향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로 접어들어 예전과 같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출하량 하락세는 중국 소비자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과거보다 길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판매되는 주요 제품군도 기존 가성비가 높은 제품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실제로 관련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 교체 주기는 2013년 18.6개월에서 2016년 20.2개월로 늘어났다. 스마트폰 제품이 상향평준화하면서 사용자들도 기존 스마트폰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구매욕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포화상태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술적인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진 점도 성장세의 발목을 잡는 주된 원인이다.

리이(李易) 상하이사회과학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을 보면 지문 인식, 얼굴 인증 등 첨단 기능이 빠르게 접목돼 업체별 기술적 차이가 거의 없다”며 “외형적으로 비슷하고 기능에도 별반 차이가 없는 스마트폰이 계속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이 점점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내수시장 침체와 맞물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자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은 인도·동남아·남미 등 해외 시장 확대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인도시장 진출을 준비한 화웨이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을 제치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샤오미와 오포도 장점인 가성비를 앞세워 러시아·동남아 등 중저가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기존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력제품으로 내세우던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폰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화웨이는 2017년 2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폰 'P10'을 출시했다. 비보는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18에서 세계 최초로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스캐너가 내장된 '비보 X20 플러스 UD'를 공개했다. 샤오미도 구글과 협력해 순정 안드로이드 원 운영체제를 탑재한 '샤오미 미(Mi) A1'을 지난달 출시했다.

한편 중국 시장에서 해외 업체로는 유일하게 점유율 톱5에 든 애플은 지난해 고가 프리미엄 폰인 아이폰X와 아이폰8을 앞세워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분전했다. 전 세계 판매량인 2900만대 중 24%에 이르는 700만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업계 한 전문가는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소비자들은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기대하고 있다”며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5세대(5G) 네트워크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폰이 침체된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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