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대구 텃밭' DGB생명·대구銀, 엇갈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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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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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GB생명 '지역만 믿다 큰코'

[그래픽=김효곤 기자]


DGB생명과 대구은행은 각각 우남생명, 우남은행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경상도식 밀착관계를 상징하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에서 나온 단어다. 

별명은 유사하지만 관계사인 두 회사의 위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941억원으로 지난 2013년부터 5년 연속 상승세다.

반면 DGB생명의 순이익은 126억원에 그쳐 출범 첫해인 2015년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수 아래라고 여겼던 DGB캐피탈이 순이익 169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 2위라는 입지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실적은 텃밭인 대구지역에서의 영업 성과와 연관이 크다. 대구지역에서 대구은행의 여신점유율은 30%를 초과해 웬만한 시중은행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DGB생명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구지역 설계사 7335명 중 DGB생명 소속은 162명으로 2.21%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15년 초 DGB생명이 재출범할 때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계열사 지원을 감안하면 대구에서만큼은 DGB생명이 경쟁력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DGB생명 재출범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대구은행은커녕 다른 계열사만큼의 경쟁력도 갖추지 못했다.

최근 만난 보험사 고위 임원은 대구은행과 DGB생명의 격차가 금융업권의 영업 방식의 차이 탓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남이가?"로 표현되는 대구은행 특유의 지역·인간관계 중심의 영업방식이 은행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덕에 차별점이자 성공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인간관계 중심의 푸시 영업이 일상화된 보험업계에서는 DGB생명만의 차별점·성공요인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그는 "푸시 영업이 은행권에서는 특이하겠지만 보험업권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라며 "DGB생명이 대구은행처럼 지역민만 믿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출범 3주년을 맞는 DGB생명의 고민은 이 같은 분석과 무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른 금융권과 달리 지역민의 애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는 보험업권에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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